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남긴 유언…“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

이가현 2023. 1. 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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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전한 마지막 메시지는 "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였다.

교황청 공보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을 발표한 뒤 약 10시간 뒤 그의 영적 유언을 공개했다.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는 유언에서 장례 절차와 시신이 안치될 장소에 대해 언급했지만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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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 AFP 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전한 마지막 메시지는 “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였다.

교황청 공보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선종을 발표한 뒤 약 10시간 뒤 그의 영적 유언을 공개했다.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는 유언에서 장례 절차와 시신이 안치될 장소에 대해 언급했지만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재산과 소지품을 어떻게 처분할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공개된 2페이지 분량의 영적 유언은 베네딕토 16세가 즉위 후 1년 뒤인 2006년 8월 29일 독일어로 작성됐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어떤 식으로든 내가 잘못한 모든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해 용서를 구한다”고 썼다.

그가 79세였던 시점에 작성된 이 유언에는 “인생의 늦은 시기에 내가 살아온 수십 년을 되돌아보면 감사해야 할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고 적었다.

이어 “먼저 내게 생명을 주시고 혼란의 여러 순간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해주신 하느님에게 감사드린다”며 “하느님은 내가 미끄러지기 시작할 때마다 항상 나를 일으켜주고 얼굴을 들어 다시 비춰주신다”고 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돌아보면 어둡고 지치는 이 길이 나의 구원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보고,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1차 세계대전 패전의 그림자가 짙던 1927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그가 7살일 때 독일 나치 정권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잡았다.

부모님을 향해 베네틱토 16세 전 교황은 “어려운 시기에 내게 생명을 주셨고, 큰 희생을 치르면서도 사랑으로 멋진 집을 준비해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친구와 선생님, 제자들 그리고 자신의 고국인 독일과 제2의 고향이 된 이탈리아와 로마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신자들을 향해서는 “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 자신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진정한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며, 교회는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그분의 몸”이라고 했다.

유언의 마지막에는 “나의 모든 죄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나를 영생의 거처로 받아주실 수 있도록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썼다.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직에 올랐으나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뒤 그동안 ‘명예 교황’으로 지내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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