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잔 든 푸틴, 집권 20년 중 가장 긴 신년연설

김현정 2023. 1. 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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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을 맞아 집권 기간 중 가장 긴 신년 연설을 하면서 샴페인 잔을 들고 우크라이나전을 자축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을 공개하기 직전,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남부 미콜라이우주, 자포리자주, 서부 빈니차주, 흐멜니츠키주, 중부 지토미르주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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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분 이내였으나 올해는 9분간…건배까지
"우크라전 도덕적·역사적으로 정당하다"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년 연설을 하며 샴페인 잔을 들고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을 맞아 집권 기간 중 가장 긴 신년 연설을 하면서 샴페인 잔을 들고 우크라이나전을 자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방송한 신년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미래가 가장 중요하다"며 "조국을 수호하는 것은 조상과 후손에 대한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은 진정으로 중요하고 운명적인 사건으로 가득 찬 한 해였다"고 회상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의 도덕적·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에 속한 영토에서 러시아인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온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작전이라는 그간의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군복 차림의 남녀 군인 약 20명이 뒤에 도열해 있는 가운데 9분 동안이나 연설을 했다. 푸틴의 신년사는 통상 2분을 넘기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만 코로나19 특수 상황이라 6분간 연설했다. 이에 대해 영국 더타임스는 "이번 신년 연설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년간 했던 새해 연설 가운데 가장 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근본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대결이며, 러시아가 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하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며 "서방 주도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전쟁이 선포됐지만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던 서방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리에게 제재를 가한 서방은 러시아의 산업, 재정, 수송 등이 파괴될 것이라고 예상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년 연설과 함께 공개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샴페인 잔을 들어 전쟁을 자축하는 건배를 제의하고 자리를 함께 한 군인 등 여러 명과 잔을 부딪치기도 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을 공개하기 직전,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남부 미콜라이우주, 자포리자주, 서부 빈니차주, 흐멜니츠키주, 중부 지토미르주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공습으로 사망자 최소 1명과 부상자 30여 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통해 "테러 국가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이런 공격을 지시한 자와 수행한 자 모두 용서받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비인간적 행위이고, 비인간성은 패배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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