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중계 중 전화 받은 해설가…"지금 가야한다" 뛰쳐나간 이유
미국 생방송에서 대학 풋볼 경기를 중계하던 한 해설가가 아내의 출산 진통이 시작됐다며 경기장 바깥으로 달려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에서는 대학 풋볼 대회 ‘피에스타볼’의 텍사스크리스천대학(TCU)과 미시간대학 준결승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생중계되고 있었다. 인기 해설가인 로버트 그리핀 3세는 당시 ‘필드 패스 위드 더 맥어프리쇼’ 방송을 통해 다른 진행자 및 해설가들과 함께 경기장 사이드라인 밖에서 이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핀은 방송 도중 갑자기 머리에 쓰고 있던 헤드셋을 벗고 전화를 받았고, 함께 방송 중이던 다른 출연진들은 놀란 표정으로 그리핀을 쳐다본다.
그리핀은 짧은 통화를 마친 뒤 “나는 지금 가야 한다”며 “아내가 진통을 시작했다. 나중에 보자”고 말했다. 그는 다른 출연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포옹을 하며 축하를 받았고 곧바로 경기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가 달리기를 시작하자 ESPN 카메라 한 대가 따라붙어 그의 뒷모습을 쫓았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 36.576m를 4.41초 만에 돌파했던 쿼터백 출신인 그를 카메라맨이 뒤쫓는 건 역부족이었다. 이같은 모습은 현장에 있던 다른 ESPN 카메라에 포착돼 그대로 방송됐다.
그리핀은 이후 트위터에 이 영상을 올리면서 “아내가 진통이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한 시간 만에 “집에 가기 위해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탔다”며 “아빠가 간다!”고 트윗 글을 추가했다.
그리핀은 이후에도 아내의 만삭 사진을 잇달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리핀은 전처와 얻은 딸 하나, 현재 아내 그레타 샤데코 사이에서 낳은 딸 둘이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샤데코가 네 번째 딸을 임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핀이 아내의 진통을 알리며 처음 올린 트윗은 1914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그가 경기장을 뛰쳐나간 소식은 CBS와 폭스뉴스, NBC 등 현지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가 됐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팅뉴스는 “그리핀은 높은 에너지 덕분에 인기 방송인이 됐기 때문에 아내의 진통과 관련한 그의 반응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면서 “그리핀은 확실히 (일과 가정 중) 명확한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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