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尹위해 존재" "노예인가"...與전대, 친윤vs반윤 갈라졌다
해가 바뀌면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레이스가 본격화 되는 분위기다. 1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는 당권주자들의 전초전이었다.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조경태 의원이 참석해 각자의 비전을 선보였다.
당권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 의원은 “지난해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새로운 한 줄기의 빛을 찾은 한해였다. 올해도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갔으면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뒤이어 발언한 나 전 의원은 “올해는 구조개혁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 인기가 없는 개혁들을 하려면 당이 뒷받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이기고 이후 지방선거에서 이기고 그 다음은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게 숙제”라고 했고, 조 의원은 “여당이 국민들께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정치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은 충북 당원특강 일정으로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29일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국민의힘 공식대선조직인 ‘국민캠프’의 실무자 400여명을 모아 송년회를 열면서 세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권 의원은 6일 출마선언을 한다.
치열해지는 친윤 대 반윤 구도…“윤심 어디있나”
현재 3·8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다. 익명을 원한 당권주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당권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당권주자들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드러내거나, 윤석열 정부 기조에 맞춘 발언으로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달 29일 송년회에서 “항상 윤석열 정부를 지원해주기를 부탁한다”며 “우리는 윤석열을 위해 존재하니까 윤석열을 외치자”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17일 윤 대통령 초청으로 대통령 관저에서 기독교 지도자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했다. 그는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친윤계 의원들의 지원사격을 받는 등 소위 ‘김장연대’를 내세우고 있다.
나 전 의원도 1일 신년인사회에서 “윤 대통령께서 하신다고 한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어 아직 출마선언을 하진 못했지만, 당내에서는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 하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영남권 초선)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내 범(汎)친윤계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한 자신의 결단을 부각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정권교체를 위한 안철수의 결단이 옳았다면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선명한 반(反)윤 정서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의 노예나 하인 같은 사람이라면 국민들께서 그런 대표와 당을 보고 뭐라고 생각하겠나”며 친윤 주자들에게 날을 바짝 세웠다.
윤상현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당이 친박·비박으로 나뉘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해서 얻은 결과는 대한민국을 망친 ‘문재인 귀태 정부’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계파 갈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윤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가깝지만 ‘윤심 팔이’는 하지 않겠다는 게 내 신조”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도 전국을 돌면서 일선 당원층을 훑고 있다.
경선은 당원 100%로만 치러진다. 뉴시스가 여론조사업체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30.8%로 선두였다. 이어 안 의원(20.3%), 김 의원(15.2%), 주호영 원내대표(8.1%), 유 전 의원(6.9%) 순이었다. 황교안 전 대표(6.0%), 조 의원(2.9%), 권 의원(2.0%), 윤 의원(1.0%)이 뒤를 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범친윤 지도부 만들어야 국정안정”…최고위원 선거도 계파 싸움
한편 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 격인 최고위원(총 4명, 별도로 청년최고위원 1명 선출) 후보들도 서서히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는 당원 1명이 1표를 행사하는 대표 선거와 달리 2표를 행사한다. 지역·인지도·계파 등 다양한 변수와 맞물려 후보군이 난립하는 모습이다.
범(汎)친윤계에서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호남 당원에게 지지세가 높은 조수진 의원과 인지도가 강점인 김재원 전 의원이 출마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친윤계 초·재선 가운데는 김정재·유상범·정희용·이용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친윤계 초선 의원은 “표가 갈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친윤계 후보는 수도권 1명, 영남권 1명 등 2명으로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윤계에선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허은아 의원이 출마로 기울었다고 한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 이 전 대표를 당선시킨 2030들의 표가 비윤계 후보에게 갈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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