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서울 집값 더 떨어진다"…전문가 7명중 5명이 이런 답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행진에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던 유동성 거품이 꺼지면서다. 올해 역시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앙일보가 7명의 전문가에 서울 집값 전망을 물어봤더니 5명은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하락률이 최소 3% 이상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경기 위축 우려가 겹치면서 집값 하락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두 자리 수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7.2% 하락)보다 낙폭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가 올 경우 집값 하락률이 3% 선에서 그치겠지만, 통화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미분양 급증, 건설사 부실 확대까지 겹칠 경우 10% 하락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셋값 약세도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전문가 대다수는 서울 전셋값이 적게는 1%, 많게는 6%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 입주 물량이 35만 가구(부동산R114 조사)로 지난해보다 5.9% 느는 데다, ‘전세의 월세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통상 전셋값은 집값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전셋값이 오르면 전세 수요가 매매로 넘어가고, 전세가 하락하면 세입자가 대출을 끼고 집을 살 여력이 줄기 때문이다.
하락 전망이 주류지만 집값 반등을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연말쯤 미국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도 조금씩 나타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2~3%대 상승을 점친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상반기에 미국 물가가 잡히면 금리는 고점을 찍고 떨어질 것이고, 그땐 움츠렸던 수요가 다시 유입돼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등 주택 구입 허들을 낮추는 정부 정책이 15억원 이하 주택 매매를 촉진할 것”이라며 “완화 정책이 국회를 통과하면 1분기가 집값 바닥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는 다음 달 2주택자 취득세율을 8%에서 1~3%로, 3주택자는 12%에서 6%로 낮추는 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부터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무주택자·1주택자)이 허용된 데 이어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도 집값의 3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수도권과 지방 집값 역시 하락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지역별로 차등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과천·성남처럼 서울에서 가까운 곳일수록 상대적으로 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반등하더라도 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급할 게 없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조언이다. 매수는 하반기 이후(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권대중 교수)에나 고려하고, 연말까지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함영진 랩장)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집을 꼭 장만하려면 급급매물이나 분양·경매시장 등을 살펴보라”고 권했다. 김덕례 위원은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라면 조달금리와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고려해 정책 모기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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