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손 볼 자객공천 벼른다" 26곳 지역구 비운 與의 속내
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68개 사고 당원협의회(당협) 조직위원장을 인선하면서 이 중 26곳을 그냥 공석으로 놔뒀다. 이 26곳의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지역구다. 그래서 국민의힘이 손 봐야 할 야당 의원들을 겨냥해 ‘자객 공천’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민주당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경기 남양주병)의 지역구다. 국민의힘 조직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이번 조직위원장 후보 면접 과정에서 총 네 명의 후보를 모두 탈락시켰다.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굳이 조직위원장 자리를 계속 비워뒀다는 건 ‘전략공천’을 벼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 친윤계 의원은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용민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을 주도한 인사”라며 “김 의원에 맞서 중도층 표심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인물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을 둔 남양주 갑·을·병 3구 가운데, 남양주 병은 지난 대선·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가장 큰 패배를 기록한 곳이다. 야당 내에서도 “김용민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최민희 전 의원 같은 강경파 의원을 남양주 시장 후보로 미는 바람에 시장직까지 국민의힘에 내줬다”(민주당 수도권 재선 의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비워둔 지역구에는 ‘처럼회’ 소속인 한준호(경기 고양을)·문정복(경기 시흥갑) 의원의 지역구도 있다. 또 친이재명계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주민(재선·서울 은평갑)·안민석(5선·경기 오산) 의원의 지역구도 공석으로 남겼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해당 지역구들이 여당에 유리한 곳은 아니지만, 신선하고 합리적인 인물을 공천해 야당 강경파와 정면 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입장에선 차기 총선에서 탈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지역구들도 이번에 상당수가 인선이 유보됐다.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서울 마포갑)가 대표적 케이스다. 이곳은 최근 대형 아파트단지들이 속속 들어서 과거보다 친여 표심이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포갑에서 18대 의원을 지냈고 20대 총선에서도 무소속 출마를 했던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당에 복귀할 경우에 대비해 조직위원장을 공석으로 나뒀다는게 정설이다.
또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조직위원장으로 내정됐던 경기 분당을도 공석으로 비워뒀다. 차기 총선에서 분당을에는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 친윤계 인사들이 등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비윤계’ 김웅 의원은 “이번 결정이 친윤의 마녀사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도 인선이 보류됐다. 노원병은 이 전 대표가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이라는 처분을 받은 터라 정상적인 당협 운영이 불가능해 사고 당협 명단에 올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노원병은 여야 할 것 없이 홍정욱·고(故) 노회찬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이준석 전 대표 등 스타 정치인들이 공천을 받아 온 곳”이라며 “관심이 집중되는 곳인 만큼 중량감 있는 인물을 공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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