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도전자죠" 호기로운 석진욱의 발언, 현실이 됐다
새해 첫 날 웃은 팀은 OK금융그룹이었다. 사령탑의 호언장담처럼 OK가 대한항공의 10연승을 저지했다.
OK금융그룹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 25-23, 25-21)으로 이겼다. 레오가 서브에이스 5개 포함 양팀 통틀어 최다인 26득점을 올렸고, 차지환(15점)과 박승수(9점)가 레오를 도왔다.
2연승을 이어간 OK금융그룹(10승 8패·승점30) 3위로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대한항공(15승 2패·승점44)은 9연승을 마감했다. 2라운드에서도 대한항공을 3-2로 이겼던 OK금융그룹은 올 시즌 대한항공을 두 차례나 잡는 저력을 발휘했다. 경기 전 "우리가 지난번에 이겼으니 대한항공이 도전자"라던 석진욱 감독의 호기로운 발언도 현실이 됐다.
대한한공은 이날도 주전 세터 한선수가 결장했다. 한선수는 지난달 26일 코로나 확진을 받아 2일 자정에 격리 해제된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세터 유광우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아는 선수다.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OK금융그룹은 이번 경기에서도 박승수를 선발로 투입했다.
첫 세트부터 팽팽하게 맞섰다. 대한항공은 링컨 윌리엄스를 앞세워 양쪽 날개 공격을 많이 썼다. OK금융그룹은 경기 초반엔 박승수와 차지환 쪽을 주로 활용했다. 그래도 승부처에서 빛난 건 에이스 레오였다. 20-21에서 서브득점 2개와 리시브 이후 바로 넘어오는 서브 이후 백어택을 때려 단숨에 리드를 잡았다. 결국 OK금융그룹은 듀스에서 레오의 공격과 박승수의 서브득점으로 승리했다.
OK금융그룹은 2세트도 따냈다. 곽명우의 서브가 잘 들어갔고, 링컨과 정지석의 공격을 연이어 막아내 8-1로 달아났다. 대한항공은 링컨, 정지석, 곽승석을 한꺼번에 빼고 임동혁, 정한용, 이준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대한항공은 젊은 피를 앞세워 점수 차를 줄였지만, 역전까지 가진 못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도 곽승석만 투입하고 링컨과 정지석은 교체로 짧게 투입했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쉽게 바꾸지 못했다. 범실이 연거푸 나오면서 3-6으로 뒤진 채 출발했다. 그러나 임동혁과 김민재의 공격을 앞세워 조금씩 앞서갔다. 그러나 레오가 다시 날아오른 OK금융그룹을 막을 순 없었다. OK는 3세트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석진욱 감독은 "새해 첫 날 이겨서 좋다.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도 선수들이 잘 뭉쳤다.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석 감독은 "사실 서브 컨디션이 좋으면 상대팀은 어렵다. 우리가 외국인선수가 없는 우리카드에게 졌을 때도 리시브가 안 됐다. 박승수가 오면서 리시브가 안정됐다"고 말했다.
조재성이 이탈한 이후 OK금융그룹은 차지환-박승수 조합이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고 있다. 석진욱 감독은 "시즌 전에 차지환-박승수로 가려고 했다. 둘 다 부상이라서 그 포메이션을 쓸 수가 없었다"며 "4라운드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 송명근이 돌아온다고 해서 바로 경기를 뛰는 건 아니다. 더 잘해야 뛸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잘 하는 선수를 뛰게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OK금융그룹의 승리를 축하한다. 정말 잘 했다. 서브가 정말 강했다. 경기가 타이트했지만, 상대 서브가 좋아 한 번에 돌리지 못했다. 보셨다시피 OK가 이길 자격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상대전적 열세에 대해선 "(트라우마는)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2세트 초반 교체에 대해선 "그 선수들이 다른 기술을 가지고 있고, 에너지도 있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바꾸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승이 깨진 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중요한 건 오늘 졌다는 것이다. 하루에 한 가지, 그것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환점을 1위로 돈 소감에 대해선 "긍정적인 건 1라운드부터 지금까지 하고자 하는 배구에 대한 이해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1위를 계속 달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지난 시즌보다 좋다. (우리 팀)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쉬운 부분은 더 많은 기술, 좋은 배구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잠재력이 많은 선수들인데 재대로 못 보여준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안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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