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탑재" 김정은 자랑한 방사포...전문가 "사실상 탄도미사일"

이철재 2023. 1. 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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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해 첫날 한국에 핵 으름장을 놓았다.

1일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초대형 방사포에 대해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은 “군수노동계급(방위산업 근로자)이 초대형 방사포 30문을 우리 당(노동당)에 증정했다”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31일 함경북도 중화군과 이날 평양 용성에서 각각 3발과 1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군수경제 총괄기관인 제2경제위원회는 초대형 방사포의 성능 검열을 위한 검수사격이 있었고, 장거리 포병 구분대가 이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장거리 포병 구분대는 방사포(다연장 로켓)로 무장한 야전의 독립 제대를 뜻한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초대형 방사포는 장거리 포병 구분대가 운영하지만, 핵탄두는 전략군이 따로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자랑한 초대형 방사포는 지름이 600㎜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600㎜면 전 세계 방사포 중 가장 크다”며 “사실상 탄도미사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도 초대형 방사포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고, KN-25란 코드를 붙였다.

미사일은 스스로 표적을 찾아가지만, 방사포는 그 같은 유도 기능이 없다. 그러나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방사포도 유도 기능을 갖추면서 미사일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다.

2019년 8월 25일 처음 시험발사에 나선 초대형 방사포는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로 움직인다. 최대 사거리는 400㎞ 정도다. 군사분계선(MDL) 가까이서 쏘면 부산까지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초대형 방사포는 또 고도 30㎞까지 낮게 날 수 있다.

600㎜급 초대형 방사포에 핵탄두를 다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국이 냉전 시대 때 보유한 전술핵 중 155㎜ㆍ203㎜ 곡사포 포탄은 물론 핵지뢰ㆍ핵배낭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2020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초대형방사포를 개발에 성공한 ‘첨단핵전술무기’ 중 하나로 꼽았다.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에서 핵탄두의 소형ㆍ경량화를, 2016년 9월 9일 제5차 핵실험에선 표준ㆍ규격화를 각각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앤킷 팬더 선임연구원이나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 담당 국장과 같은 미국 전문가들이 이미 북한이 전술핵을 배치 중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이춘근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은 관련 기술을 갖췄지만, 작으면서도 위력이 센 전술핵을 보유하려면 7차 핵실험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초대형 방사포는 탄도미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편이다. 무거운 핵탄두를 달 경우 사거리가 줄 수도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초대형 방사포는 천궁-Ⅱ와 같은 지대공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북한이 유사시 탄도미사일과 섞어 쏜다면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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