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체계' 갖춘 북한, '전략핵 체계' 모색하나

강현태 2023. 1. 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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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핵독트린' 천명하고
전술핵 운용부대 실전 훈련
올해 국방 분야 주요 목표로
"또 다른 ICBM 체계 개발" 언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한해를 결산하고 새해 목표를 설정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매듭지었다.


재작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수립한 '병진노선'을 재확인하되 경제 분야에선 '최소 목표'를 국방 분야에선 '최대 목표'를 꾀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전술핵을 사실상 실전 배치했다고 밝힌 북한이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 개발"을 예고함에 따라 새해에는 미국을 겨냥한 전략핵무기 관련 도발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부터 엿새간 이어진 당 전원회의 결산 보도를 내놨다.


이번 전원회의에선 △2022년도 주요 당 및 국가정책들의 집행정형총화와 2023년도 사업계획에 대하여 △조직문제 △2022년도 국가예산집행정형과 2023년도 국가예산안에 대하여 △혁명학원들에 대한 당적지도를 강화할 데 대하여 △새시대 당건설의 5대 노선에 대하여 등 총 5개 의정이 상정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첫 번째 의정에 대한 보고자로 나서 "2022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시간이었다"며 "분명코 우리는 전진하였다. 당과 국가의 제반 사업에서 이룩된 확실한 성과들은 혹독한 국난을 억척같이 감내해주며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정신력과 창조력을 발휘해준 위대한 우리 인민만이 전취할 수 있는 값비싼 승리이자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불멸의 공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활동 및 강화 △국방력 강화 및 대적투쟁 △경제건설 및 문화건설 등의 순으로 주요 성과를 언급했다. 장기화된 대북제재‧코로나19 대유행‧자연재해 등 3중고 여파로 미진한 경제 성과를 다른 분야 성과로 만회하려는 기존 흐름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관련 기조는 새해 목표 설정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국가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보장하고 인민생활 향상에서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제반 과업들을 밝혔다"며 "살림집 건설을 제1차적인 중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대형 건설사업을 강조했던 과거와 달리, 북한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북한 주민들이 '새집들이 행사'에서 춤을 추고 있다(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반면 국방 분야에선 굵직한 목표들을 제시하며 공세적 대외정책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의 핵무력은 전쟁억제와 평화안정 수호를 제1의 임무로 간주하지만 억제 실패 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이다.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립한 '핵무력 정책법'의 내용을 재확인하며 핵사용 의지를 재확인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 국가를 '주적'으로 규제하고 '전쟁준비'에 대해서까지 공공연히 줴치는 남조선 괴뢰들이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기본 중심 방향으로 하는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을 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화국의 절대적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을 억척으로 수호하기 위한 우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핵무력 강화 전략과 기도에 따라 신속한 핵반격 능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를 개발할 데 대한 과업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실전 훈련까지 마친 북한이 전술핵 보유량 확대로 대남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는 한편, 미국을 겨냥한 군사행동을 강화해 '전략핵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 주요매체들은 지난해 11월 신형 ICBM 화성-17형 발사 성공을 보도하며 'ICBM 부대'의 존재를 처음으로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김 위원장은 향후 ICBM에 적용될 것으로 관측되는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참관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은 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오는 4월까지 "정찰 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최단기간 내에 첫 군사위성을 발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당 제8차 대회와 중요 회의들에서 천명된 군 건설 방향에 입각해 위대한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70돌과 '일당백'구호 제시 60돌(2월6일)이 되는 2023년을 공화국 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군사 기념일이 '정주년(5년마다 꺾어지는 해)'을 맞는 만큼, 관련 기념일을 전후해 대대적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 계기 대규모 열병식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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