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北미사일 탐지·추적 레이더 정보 즉시 공유 검토"

한국과 일본 정부가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한·일 양국의 레이더 시스템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사령부를 경유해 연결하는 방안이다.

일본 육상자위대가 지난 2013년 8월 20일 시즈오카현 고텐바 훈련장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현재 한국군과 주한미군,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은 이미 각각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미사일 정보를 즉시 공유한다. 한국과 일본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따라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사후 교환하지만 발사 즉시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은 없다.

한국은 일본보다 지리적으로 북한에 가깝기 때문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지상 배치 레이더와 이지스함 등으로 먼저 탐지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지구 곡면 때문에 북한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 상승해야 탐지가 가능하다. 일본 이지스함은 미국 조기경보위성이 탐지한 발사 지점과 방향, 속도 등의 정보를 토대로 일정 공역에서 레이더를 가동해 미사일을 추적하지만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바로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 인근 해상이나 태평양에 떨어지면 추적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 한국과 일본은 발사된 미사일 수와 사거리, 최고고도 등을 종종 다르게 발표하기도 한다. 한·일 양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를 거쳐 레이더 정보를 서로 제공할 방침이다.

한국의 레이더 정보를 즉시 공유할 수 있으면 일본 이지스함 레이더로 북한 미사일 비행 정보를 빠르게 파악해 요격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또 일본 정부가 미사일이 날아올 때 해당 지역 주민에게 발령하는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도 좀 더 신속·정확하게 발령할 수 있게 된다.

요미우리는 "한·일이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의 즉각 공유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양국은 역사 문제 등으로 정치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지만, 미국이 (정보 공유를) 뒤에서 강하게 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2022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탄도미사일 3발을 쏜 데 이어 새해 첫날에도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1일 오전 2시50분쯤 탄도미사일 1발을 서해안 부근에서 동해 쪽으로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최고 고도 100㎞까지 치솟아 350㎞를 비행한 다음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바깥 동해 수역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일본 방위상은 기자들에게 연일 탄도미사일을 쏜 북한 측에 베이징 대사관 루트를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