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서 알려주는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 [한의사와 함께 떠나는 옛그림 여행]
한의사로 일하면서 우리 조상들이 남긴 다양한 옛그림과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들여다봅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 온 문화와 생활,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기자말>
[윤소정 기자]
▲ 동자유희 심사정, 18세기, 종이에 채색, 28.7x18.6cm, 간송미술관 소장 |
ⓒ 공유마당(CC BY) |
▲ 백동자도 십폭 자수 병풍 조선시대, 480x199cm |
ⓒ 국립중앙박물관 |
<백동자도>란 그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100명의 동자 그림으로, <백자도>라고도 한다. 꼭 백명이 아니더라도 많은 아이들이 어울려 다양한 놀이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왕실의 궁중 장식화에서부터 서민층의 민화까지 제작되어 두루 유행하였다. 자손 번성, 다산을 상징하는 길상화이다.
병풍은 화사한 원색의 색감으로, 아이들의 노는 공간의 배경에는 소나무 학 구름 바위 등 불로장생을 기원하는 무늬가 수놓아져 있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 전통 놀이를 하고 있다.
그 중 위의 두 폭은 연날리기와 팽이치기 등 겨울의 놀이문화를 그리고 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아이들의 병
동의보감 <잡병편>에서는 부인과 소아에 대한 항목을 따로 두어 설명한다. 그만큼 남과 여, 어른과 어린이를 구분하여 대상에 맞게 치료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어린이의 병은 치료가 어렵다고 했는데, "남자 열 명을 치료하는 것보다 여자 한 명을 치료하기가 힘들고, 여자 열 명을 치료하는 것보다 아이 한 명을 치료하기가 힘들다"라고 한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아이에게는 증상을 묻고 진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은 울거나 불편함을 호소할 뿐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을 때가 많다. 머리가 아파도 배가 아프다고 한다거나, 실제로 열이 있고 아픈데도 잘 놀고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아이들은 아직 완성된 신체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안으로는 오장육부, 밖으로는 피부와 뼈가 연약하고, 맥이 뛰는 것과 숨 쉬는 것이 약하다. 그렇기에 열이 나기도 쉽고, 싸늘하게 식기도 쉽다. 어른에 비해 병이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어떤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어디가 안 좋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쉽게 병이 들기도 하지만 쉽게 낫기도 하고, 변화가 빨라 예측하기도 어렵다.
동의보감에서 알려주는 아이를 키우는 10가지 방법, 양자십법(養子十法)은 다음과 같다.
1) 등을 따뜻하게 한다.
2) 배를 따뜻하게 한다.
3) 발을 따뜻하게 한다.
4) 머리를 서늘하게 한다.
5)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6) 괴상한 물건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7) 비위를 항상 따뜻하게 하여 구토, 설사 등을 막아야 한다.
8) 아이가 울 때는 젖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
9) 주사 · 경분을 함부로 먹이지 말아야 한다.
10) 목욕을 알맞게 시켜야 한다.
1)번의 등을 따뜻하게 하라는 것은, 우리가 감기나 중풍에 걸리지 않기 위해 목덜미를 따뜻하게 하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외부로부터 안 좋은 기운, 즉 추위나 바람이 몸의 뒤쪽으로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배를 따뜻하게 하면, 구토 배탈 설사 등 소화기 계통의 병에 걸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특히 장이 약하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3)과 4), 그리고 5) 가슴 위로는 차게, 배 아래로는 따뜻하게 하는 것이 몸 전체의 순환에 도움이 된다. 손발이 따뜻해야 원활한 신진대사에 도움이 되며, 열이 몰리기 쉬운 머리와 가슴은 서늘하게 하는 것이 스트레스 완화에도 좋다.
6) 심신이 약한 아이들은 놀라거나 경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영상이나 화면 등에 노출되지 않게,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좋다.
7) 음식은 따뜻하게 먹이는 것이 좋다. 찬 과일이나 음료, 아이스크림 등은 줄이는 것이 좋다.
8) 울음을 그치지 않았을 때 젖을 먹이다가 기도로 흘러가면 흡인성 폐렴 등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9) 주사와 경분은 수은이 들어간 것으로, 열이 심하고 정신을 잃거나 경련을 일으킬 때 사용하는 약재이다. 주사는 우황청심원의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이들은 중금속이기도 하지만, 아이에게 쓰기에 성질이 너무 차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해열제와 항생제도 성질이 차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에 적정량을 먹이는 것이 좋다.
10) 특히 어린 영유아의 경우 피부가 연약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자주 씻기면 오히려 피부염의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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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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