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 정치 최고 승자는 바이든과 디샌티스"...패자는?
지난해 미국에는 상하원 의원들을 대거 갈아치우는 중간선거가 열렸고, 그 결과에 따라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선수들의 윤곽도 조금씩 드러났다. 1.6 의회 폭동을 조사하기 위한 하원 특별위원회의 청문회도 잇따라 열렸고,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법안들도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정치인과, 반대로 가라앉은 정치인들을 미 의회 전문지 더힐 등이 분석했다.
「 승자 」
더힐은 첫 번째 승자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꼽았다.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던 민주당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 석을 공화당에 내줬지만 근소한 차이였고 상원은 결국 지켜냈다. 바이든의 평범한 지지율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대단한 선전이었다는 평가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반도체 산업 지원법 등 '미국 우선주의' 법안들을 통과시킨 것도 미국 입장에선 업적으로 분류된다.
또 다른 승자는 공화당 출신 플로리다 주지사 론디샌티스다. 중간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당내의 단지 떠오르는 별에서 단숨에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가 됐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나 불법 이민자 문제에서도 당내 큰 응원을 받고 있다.
뇌졸중을 극복하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던 펜실베이니아에서 주지사에 당선된 존 페터먼(민주)도 승자로 꼽혔다.
「 승자도 패자도 아닌 」
지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면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자신의 오랜 꿈이던 하원의장 자리에 바짝 다가선 듯하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과 4석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당내 극우세력들의 도전에 언제든 휘둘릴 수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1.6 의회 폭동조사 하원 특별위원회 부의장을 맡으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보수적인 자신의 지역구에서 반감을 산 탓에 지난해 8월 경선에서 패배하며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줄곧 반란표를 던지며 영향력을 높이다가, 지난해 말 무소속으로 전환한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애리조나) 역시 승자도 패자도 아닌 범주로 분류됐다.
「 패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중간선거에 자신이 직접 여러 후보를 내세웠지만, 줄줄이 낙선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최근 인종차별주의자와의 만찬이 논란이 되고, 기밀문서 유출이나 세금 사기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미 프로축구(NFL) 선수 출신으로 조지아주 상원 후보로 출마했다 떨어진 허셸 워커를 더힐은 '올해 가장 시선을 끈 실패자'라고 불렀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주였던 조지아주는 상원 다수당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였다. 그런데 과거 여자친구에 대한 낙태 강요 논란 등이 불거지며 선거에 패배, 민주당에 의석을 내줬다.
바이든 정부 내에선 이민자 문제를 주관하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패자로 지목됐다. 2022 회계연도 중에 미국 남서부 국경을 통해 들어오려다 추방당한 이민자 수는 240만 명에 달한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오히려 미 정치권의 가장 큰 쟁점으로 만들어놨다는 평가다.
매체 성향에 따라 승자와 패자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폭스뉴스 역시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난해 정치권의 승자로 꼽았지만, 패자로는 민주당 소속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 등을 제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별한 업적이 없으면서 언론 탓만 한다는 이유였고, 애덤스 시장은 범죄를 막지 못하면서 예산 지출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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