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 색깔이 왜?… 탁한 우윳빛 살점으로 바뀌어

정상적인 도미(왼쪽)와 이번에 문제가 된 우윳빛 도미./사진=레가시(LegaSea) 페이스북

최근 깨끗하기로 유명한 뉴질랜드 바다에서 탁한 우윳빛 살점 도미가 잡혀서 화제다. 뉴질랜드 매체들은 일제히 식용 안정성 우려를 제기했다.

◇우윳빛 살점 도미 출몰해
RNZ 방송 등 뉴질랜드 매체는 지난 28일(현지 시간) 오클랜드 앞바다 등 북섬 동해안 지역에서 우윳빛 살점 도미를 잡았다는 신고가 여럿 들어오고 있다며 일제히 보도했다. 뉴질랜드 수산청은 특히 북섬 노스랜드 동쪽과 하우라키만 해역에 빈번한 문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 잡히던 도미는 보통 투명한 흰색에 적색육이 살짝 보였다. 도미는 흰살생선이긴 하지만, 표피 바로 아래 적색을 띠는 근육이 약간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잡힌 문제의 우유빛 살점 도미는 적색육이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 살이 불투명한 흰색을 띠고 있다.

지방질이 증가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름기가 많아 살점이 단단하지 않았다는 인터뷰도 나왔다. 오클랜드 낚시꾼 네이트 샘슨은 "지난 일요일 32~42㎝ 길이 도미 몇 마리를 잡아서 집으로 갔는데 그 중 두 마리는 살점이 탁한 우윳빛이었다"며 "살점이 너무 흐물거려서 필렛을 만들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필렛은 뼈를 발라내고 껍질을 벗긴 생선 조각을 말한다.

우윳빛 도미가 잡히는 해안./사진=Google 지도

◇섭취 후 보고된 문제 없어
아직 먹어서 이상 반응이 생겼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뉴질랜드 수산청은 "일차산업부(MPI)가 도미의 우윳빛 살 표본을 검사했지만, 식품 안전성 위험에 대한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고 아직 어떤 증상도 보고받은 바 없다"며 "MPI가 식품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있는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MPI가 발표한 성명에서 우윳빛 살점 도미는 질병이나 기생충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원인도 불분명하다. MPI는 ▲먹이 변화 ▲기후 ▲환경 ▲생태계 등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낚시 관련 비영리 단체 레가시(LegaSea)는 뉴질랜드 해양연구소(NIWA) 예비 조사 내용을 근거로 비정상적인 계절 환경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뉴질랜드 바다 수온은 1998년부터 2020년까지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8.6% 더 산성화됐다. 다만, 생선 지방함량은 보통 수온이 낮아질수록 많아져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추후 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안 들어와
한편, 해당 어류가 우리나라에서 잡힐 가능성은 없다. 남해수산연구소 박정호 연구관은 "보통 따뜻한 적도를 사이에 두고 종마다 주 서식지가 구분된다"며 "남반구인 뉴질랜드에서 잡힌 문제가 된 돔은 아우라투스(auratus)로 북반구인 우리나라에 없고 서식하지 않는 종"이라고 말했다. 아우라투스는 우리나라에 주로 서식하는 참돔인 파그루스(pagrus)와 유사한 종으로 사촌지간이라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