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95세 일기로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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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22년 마지막 날인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청 내 보수파의 거두로 불리며 교황에 선출되기 전 이미 미국 타임지가 뽑은 '세계 100대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이며 개방적인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는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돼 큰 화제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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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교리의 수호자’로 불려
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22년 마지막 날인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했다. 종신직인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역대 두 번째 교황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오전 9시34분 바티칸에서 돌아가셨다고 슬픔 속에 알린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5살 때 뮌헨 대주교의 붉은 복장을 처음 본 뒤 가톨릭 성직을 동경하면서 성장했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77년 뮌헨 대주교가 됐고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신앙교리성 장관에 임명됐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청 내 보수파의 거두로 불리며 교황에 선출되기 전 이미 미국 타임지가 뽑은 ‘세계 100대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약 25년간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낸 그는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교황에 선출됐다. 선출 당시 나이가 78세로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 만의 최고령 교황이자 역사상 여덟 번째 독일인 교황으로 주목받았다.
베네딕토 16세는 요한 바오로 6세 이후로 폐지됐던 교황의 의상을 다시 착용하는 등 교회의 전통을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타협을 거부하는 보수적 신념을 지켜왔다. 동성애, 이혼, 인간 복제 등에 반대했으며 해방신학, 종교 다원주의, 여성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서도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정통 교리의 수호자’로 불릴 정도로 종교적으로는 보수적이었던 반면 환경 보호, 신자유주의 비판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진보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8년 만인 2013년 2월 노령에다 근력이 쇠진해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황은 선종할 때까지 업무를 하는 것이 가톨릭의 오랜 전통이었으나 이 같은 관례를 깬 것이다.
교황이 스스로 사임하는 것은 1415년 교황 그레고리 12세 이후 598년 만이었다. ‘신의 로트와일러(독일 맹견)’로 불릴 정도로 교회의 전통적 가치 회복을 강조했던 그가 역설적으로 선종 때까지 교황의 자리를 유지하는 전통을 깬 것이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은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교황직을 내려놓고서 스스로 ‘명예 교황’이라는 칭호를 부여하며 후임 교황에게 무조건 순명(順命)하겠다고 언약한 바 있다.
그는 사임 이후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서 지내며 연구와 저술 활동에 몰두해왔다.
베네딕토 16세는 재임 기간이었던 2006년 2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하는 등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06년 11월에는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2007년 2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접견한 뒤 친서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 재결합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8년 경기 이천 화재 참사 때에는 가톨릭 수원교구장 앞으로 위로 전문을 전달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나 후임 프란치스코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으나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깊이 있는 신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모국어인 독일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불어, 영어, 스페인어 등 10개국 언어에 능통했다.또 모차르트와 바흐의 곡을 즐겨 칠 정도로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보유했다.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베네딕토 16세와 진보적이며 개방적인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는 2019년 ‘두 교황’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돼 큰 화제를 낳았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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