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경주, 볼 것도 먹을 것도 많은 '해돋이 행사'
[김재우 기자]
▲ 바다 위로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2022년) |
ⓒ 김재우 |
경주는 역사 유적이 많은 국내 관광지 중 비교적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이다. 천년고찰 불국사를 비롯한 석굴암, 첨성대, 대능원, 안압지, 에밀레종, 분황사, 항룡사탑 등 경주 시내에는 열거하지 않아도 될만한 신라인들의 찬란한 유산이 우리를 반긴다.
동해 바다는 더 매력적이다. 경주 보문단지를 벗어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추령재길이 토함산 북동쪽 산자락을 타고 동해로 이어진다. 양북면과 감포읍으로 넘어가는 옛 고갯길이다. 봄이면 화려한 벚꽃,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장관을 연출해 드라이버와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코스로 유명하다. 그 옛날 동해에서 잡히는 생선을 이고지고 고개를 넘었던 선조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길이기도 하다.
경주에 서린 문무대왕의 이야기
▲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 바다에 있는 문무대왕암 |
ⓒ 연합뉴스 |
<삼국유사>에는 문무왕이 신라를 수호하겠다고 유언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동해로 칩입하는 왜구들을 막겠다고 하였다 하니, 나라와 백성들을 생각하는 문무왕의 진심을 알 수 있다. 이런 호국의 유지를 받들어 지은 게 감은사다. 아들 신문왕은 감은사 금강 계단 아래를 파헤쳐 동쪽으로 구멍을 내, 용이 들어와 서리게 했다.
새해 첫날 양남, 감포, 문무대왕암 주변은 해돋이 인파로 늘 북적인다. 지역 봉사단체들은 이 일대를 찾는 해돋이 관광객들을 위해 여러가지 행사를 준비한다. 경주시와 봉사단체는 약 5천 여명이 지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 봉사단체, 관광객들에게 떡국 나눔 행사
이들이 준비한 해맞이 행사는 3곳에서 열린다. 해돋이 명소로 알려진 양남면 하서리 일대(양남자전거방 옆)에서는 떡국나눔 행사가 열린다. 한국풀하우스 본부(대표 김선옥), 양남지역아동센터(센터장 이경선)가 주관하는 '행복+사랑 나눔의 떡국' 행사는 당일 아침 해돋이를 보기 위해 나온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 한국풀하우스(대표 김선옥), 양남지역아동센터(센터장 이경선) 등 봉사단체들이 과거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 일대 해돋이 관광객들에게 떡국을 나눠주는 모습. |
ⓒ 양남지역아동센터 제공 |
한국풀하우스 본부 김선옥 대표는 "양남면을 찾아주신 전국의 손님들에게 떡국 한 그릇이라도 대접해드리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며 "그동안 센터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의 이 작은 나눔을 통해 양남면이 많이 알려지고, 서로 배려하는 행복한 나눔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떡국용 떡이 담긴 봉지가 제공됐고, 2020년까지는 500여 명분의 떡국이 제공 되는 등 지역의 대표적인 나눔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기간을 제외한 8년동안 나눔 행사를 이어왔다.
경주문무로타리클럽(회장 강영수)도 주상절리 기념관 앞 전망대 광장과 진리항, 읍천항 주차장 일대에서 오전 6시부터 떡국 나눔을 진행한다. 회원 부부 4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선다. 양남사물놀이패의 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문무대왕암 주차장, 인근 바닷가에서는 경주시가 후원하는 '기묘년 해룡일출축제'의 전야제가 오늘(31일) 밤 8시부터 열린다. 경북지사, 경주시장 등 지역 기관장들의 새해인사가 영상으로 소개될 예정이며 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진다. 다음날인 새해 첫날엔 신년기원제와 함께 70M의 용을 바다에 띄우는 순서도 예정되어 있다.
한편 이번 해돋이 행사에는 전국에서 관광객 5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경찰서와 경주시청은 경찰 50여 명과 지자체 관계자 50여 명 등의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한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문무대왕암 해변에 팬스를 설치하고 교통 흐름을 관리하는 등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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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북신문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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