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뭐하러 공개?…이기영 사진 '포토샵' 논란

이태준 2022. 12. 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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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사진이 공개됐지만, 실물과 크게 다른 '보정 사진'이라 신상공개 시스템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의자인 이 씨가 사진 촬영을 거부하자 경찰이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경찰은 전주환의 사례처럼 피의자의 과거 사진과 실물 간 차이가 있어 신상정보 공개의 효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 등을 고려해 검거 이후 새로 촬영한 이른바 '머그샷'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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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기영 사진 촬영 거부하자 운전면허증 사진 공개
실물과 다른 사진 공개…신상공개 본래 취지와 달라
'신당역 살인' 전주환 공개됐을때도 비슷한 지적 나와
現 경찰청 인권위 '신상 정보 공개 최소로 운용돼야' 권고
전 여자친구·택시 기사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 경기북부경찰청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사진이 공개됐지만, 실물과 크게 다른 '보정 사진'이라 신상공개 시스템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의자인 이 씨가 사진 촬영을 거부하자 경찰이 운전면허증 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29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기영의 나이와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씨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배포했다.


증명사진을 촬영할 당시와 현재의 나이대가 같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는 증명사진 촬영 시 후보정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실물과 다를 수 있다.


이로 인해 실물과 전혀 다른 이미지의 사진이 공개되는 것은 신상정보 공개의 원래 취지인 재범 예방 등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스토킹하던 역무원을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의 얼굴이 지난 9월 공개됐을 때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경찰이 공개한 증명사진과 이후 검찰에 이송되면서 취재기자들이 촬영한 얼굴이 판이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경찰은 전주환의 사례처럼 피의자의 과거 사진과 실물 간 차이가 있어 신상정보 공개의 효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 등을 고려해 검거 이후 새로 촬영한 이른바 '머그샷'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이 씨가 동의하지 않으면서 기존의 운전면허 사진이 공개됐다.


이기영 사건을 수사 중인 일산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피의자에게 내용을 고지하면서 사진을 새로 촬영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했다"면서 "인권 보호 차원에서 사진 촬영을 강제할 수는 없어 증명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데일리안 DB

이 씨는 지난 2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겨울 점퍼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여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이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해, 경찰 수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포토라인에 섰을 때는 현재의 얼굴이 공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도 이씨 본인이 또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제도는 흉악범의 이름과 얼굴 등을 공개함으로써 유사 범행을 예방하고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등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 해당하며, 피의자가 청소년인 경우는 제외한다.


다만,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신상 정보의 공개는 최소한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것이 경찰청 인권위원회의 권고다.


실제 '머그샷'이 활발하게 공개되는 미국에서도 인종 차별이나 인권 침해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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