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떡은 왜 삐딱할까? [주방 속 과학]

이슬비 기자 2022. 12. 31.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새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떡국'이다.

이 맛의 중심엔 어슷하고 삐딱한 떡국떡이 있다.

한복려 원장은 "어슷하게 썰면 떡국떡이 훨씬 커져 푸짐하고 풍성한 느낌이 들어, 이렇게 조리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가천대 길병원 영양팀 허정연 팀장은 "떡국은 떡이 찰랑찰랑해지는 특유의 식감을 내는 게 중요한데, 어슷하게 썰어야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면적이 더 넓어져 그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떡국떡은 많아 보이기 위해 타원형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떡국'이다. 입 안에 꼭 맞게 어슷하게 썰린 떡을 한 입 뜨면 국에 충분히 적셔져 쫄깃하고 찰박한 맛이 혀와 이에 감긴다. 그 맛에 '한 그릇에 한 살'이라는 속설에도 꿈쩍 않고 금세 두세 그릇을 비우는 사람도 많다. 이 맛의 중심엔 어슷하고 삐딱한 떡국떡이 있다. 이제는 당연해진 이 모양이, 사실 예전엔 어느 방향이어도 똑같은 지름인 원 모양이었다고 한다. 떡국떡은 어떻게 삐딱해진 걸까?

◇조선시대엔 동그란 떡국 떡 먹어
조선시대 궁중에선 가래떡을 동그랗게 썰어서 떡국을 끓여 겨울 밤참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은 "옛날에는 떡국떡을 오늘날과 같은 길쭉한 타원형이 아니라 동그란 모양으로 썰었다"고 했다. 실제로 아직 경북 지역에선 동그란 원형 떡을 사용한 태양 떡국을 먹기도 한다. 언제 바뀌었는진 확실하진 않지만, 1910~1920년대 요리책 조리법부턴 떡국떡을 어슷하게 썬다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어슷하게 썰린 떡국 떡(오른쪽)과 동그란 떡국 떡./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슷하게 썰면 2배 이상 커져
떡국떡 어슷썰기의 시작은 조선시대 말기 백성들부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복려 원장은 "어슷하게 썰면 떡국떡이 훨씬 커져 푸짐하고 풍성한 느낌이 들어, 이렇게 조리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실제로 어슷썰기만 해도 넓이가 2배는 커진다. 가래떡의 지름은 보통 2.4cm다. 똑바로 원 모양으로 썰면 떡의 넓이(반지름×반지름×π,㎠)는 1.2×1.2×π로 1.44π㎠다. 비스듬히 썰면 짧은 쪽 길이는 2.4cm이지만, 긴 쪽은 4.8~5cm 정도로 2배 가까이 길어진다. 타원 넓이(짧은 쪽 반지름×긴 쪽 반지름×π,㎠)를 계산해보면 1.2×2.4×π로 2.88π㎠가 나온다. 원 모양 떡보다 넓이가 2배 이상 커지는 것. 숟가락에도 빈 부분이 생기지 않고 딱 맞는다.

◇표면적 넓어 조리 빠르고 맛 좋아
처음엔 크기 때문이었을지 모르나, 여러 장점으로 최종 조리법으로 자리 잡아 보편화된 것으로 보인다. 맛도 비스듬하게 잘랐을 때가 더 좋다. 타원형이 원형보다 표면적이 넓어 떡 한 점에 닿는 국물의 양이 더 많아지면서, 열도 많이 받고 양념도 쉽게 배어든다. 열을 많이 받으면 떡 속 쌀 전분의 호화가 빨라진다. 호화는 얽혀있던 전분 입자에 열과 물이 가해지면서 풀려 단맛이 강해지고, 조직이 연해지며 식감도 쫄깃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전분 입자가 흐물흐물해지면 국물 속 갖은 재료의 맛이나 향도 입자 속으로 들어가기 쉬워진다. 짧은 조리로 더 맛있는 떡국 떡을 만들 수 있는 것. 가천대 길병원 영양팀 허정연 팀장은 "떡국은 떡이 찰랑찰랑해지는 특유의 식감을 내는 게 중요한데, 어슷하게 썰어야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면적이 더 넓어져 그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