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PD들㊶] ‘러브캐처 인 발리’ 정민석·김은미 PD, 연애와 추리의 ‘절묘한’ 조화
“4~5년 사이 많은 것이 바뀌어…변화 빠르게 받아들이려 노력 중.”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티빙을 통해 공개 중인 ‘러브캐처 인 발리’는 운명적인 사랑을 찾기 위한 러브캐처와 거액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한 머니캐처가 진짜 사랑을 찾기 위해 펼치는 연애 심리 프로그램이다. 앞서 엠넷에서 ‘러브캐처’ 시즌2까지 방송됐으며, OTT로 무대를 옮겨 현재 두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엠넷에서 ‘러브캐처’ 시즌1을 방송할 때만 해도 지금처럼 연애 예능이 활발하게 제작되진 않았었다. 지금은 OTT는 물론, 여러 채널에서 일반인들의 썸과 연애를 다루는 연애 예능들을 쏟아내면서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러브캐처 인 서울’에 이어 ‘러브캐처 인 발리’를 연이어 선보이게 된 정민석 PD 또한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평범한 연애 예능과 달리, 상금을 노리는 머니캐처의 존재와 이를 함께 찾는 추리의 묘미를 담는 ‘러브캐처’ 시리즈만의 매력을 믿었다.
“이제는 연애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져서 어떤 게 경쟁력이 될지 고민을 하기도 했다. 다만 신규 프로그램이 아닌, 2018년부터 방송이 되던 프로그램이었다. 결국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콘셉트를 믿었다. 큰 기둥을 바꿀 수도 없었다. 대신 진정성을 담으려고 했다. 머니던, 사랑이던, 임하는 출연자들이 진심으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달리는 진정성을 담고자 했다.”(정민석 PD)
지난 시즌 서울에서 시리즈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발리로 무대를 옮겨 ‘보는 맛’을 더하기도 했다. 발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휴양지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출연자들 또한 한층 자유롭게 감정들을 표출했고, 이에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이 높아지기도 했다. 물론 아직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해외 촬영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시즌 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탄생한 것 같아 만족했다.
“80명 정도가 되는 인원이 발리로 떠났었다. 그래서 기획 기간이 길었고, 그만큼 준비를 더 많이 했다. 하지만, 출연자들 서울에서 찍을 때보다 더 설레하면서 촬영에 임했고, 몰입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았다. 작년에 서울에서 촬영을 했다면, 시즌제로 구체화가 되면서 해외 좋은 곳을 다녀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첫 번째 해외 시리즈가 발리였고, 다음 시즌이 있다면 또 다른 곳에 가보고 싶다.”(정민석 PD)
시즌을 거듭하면서 배경은 물론, 프로그램 전개 방식에 대한 변화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머니캐처의 존재가 ‘러브캐처’ 시리즈만의 정체성이긴 하지만,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추리와 연애의 설렘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특히 OTT로 무대를 옮긴 만큼, 젊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이번에는 좀 더 직접적으로 힌트를 주기로 했다. 과거에는 누가 러브이고, 또 누가 머니인지 그 정체를 밝히는 것이 복잡하고, 애매했다면 이제는 좀 더 간결하게 전개하는 것이다. 후반부에 가시면 후보군이 많이 좁혀질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이 나누는 감정, 관계, 이야기에 더욱 몰입을 하셨으면 했다.”(정민석 PD)
“출연자의 정체가 이 프로그램의 키라는 건 변함이 없다. 다만 이 프로그램만의 특성은 살리되, 연애의 몰입도 높이는 방식을 생각했다. 새로운 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후반부에 더욱 구체화 돼 드러날 예정이다.”(김은미 PD)
이에 전 시즌보다 러닝타임을 늘리는 등 ‘러브캐처 인 발리’가 시도한 변화가 잘 담길 수 있도록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이에 응원하는 커플들을 향한 팬덤이 형성이 되기도 하는 등 ‘러브캐처 인 발리’가 써 내려가는 드라마에 몰입하는 시청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인 서울’ 때는 방송에서 처음 넘어오는 시기라 여러 시도를 많이 했었다. 구성도 그렇고 편집을 할 때 빠르게 호흡을 가지고 가기도 했다. 그런데 OTT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대로 스킵을 해서 볼 수도 있고, 장면을 뛰어넘어 즐길 수도 있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2, 30분 정도 분량을 더 보여줌으로써 담아낼 수 있는 부분들을 담아내고자 했다. OTT라 짧게 가기보다는 오히려 더 길게 보여줘서 담아낼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여겼다.”
“이번 시즌, 커플들의 관계를 보면서 응원하는 사람이 양분화되기도 하고. 의견들이 분분하더라. 그걸 보며 ‘몰입을 해주고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과거 시즌들은 예능에 가까웠다면, 지금도 물론 예능이지만 드라마틱한 매력을 구현하려고 했다. 진정성 있는 출연자들과 함께 이런 부분을 만들어가고 싶어 보이지 않는 부분들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김은미 PD)
이는 정 PD가 추구하는 ‘유연함’과도 무관하지 않은 선택이었다. 플랫폼이 많아지고, 또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사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 PD는 한층 유연한 태도로 트렌드를 반영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고자 하고 있었던 것.
“4~5년 사이 너무 많아졌다. 채널도 그렇고, OTT, 유튜브까지. 내가 느끼는 건 그만큼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변화는 더 빨라진 것 같다. 다양한 시도를 더 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창의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정민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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