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2008년 이후 최악의 해…나스닥 올해 33%↓

뉴욕=조슬기나 2022. 12. 31.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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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올해의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연말 세금정산 매도(tax-loss harvesting)와 내년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빅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어려웠던 한 해 거래를 마쳤다. 연간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최악의 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3.55포인트(0.22%) 떨어진 3만3147.25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78포인트(0.25%) 낮은 3839.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60포인트(0.11%) 하락한 1만466.48을 기록했다. 하락 출발한 뉴욕증시는 이날 장 내내 고전하다가 막판 기술주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며 전체 낙폭을 축소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로써 뉴욕증시 3대지수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 마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기도 하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자들이 성장주를 외면하며 한해동안 33.19% 폭락했다. CNBC는 나스닥지수가 4개 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닷컴버블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의 연간 낙폭은 약 8.78%, 19.44%에 달했다. 마켓워치는 S&P500지수의 연간 낙폭이 역대 4위 규모라고 전했다. 월별로도 12월 한달간 나스닥지수는 8.7%, 다우지수는 4.2%, S&P500지수는 5.9% 내려앉았다.

연초부터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올 한해 내내 투심을 짓눌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안정한 경제데이터 역시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였다.

UBS의 아트 키신은 "중국의 코로나19 문제부터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모든 것을 겪었다. 모두 매우 심각했다"면서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Fed의 행보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2020년 시작해 계속 진행 중인 공급망 차질 및 물가 급등,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한 Fed의 늑장 긴축 프로그램 개시 등이 엮이며 거시적 약세 요인을 만들어 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기술, 통신 관련주가 특히 부진했다. 올해 S&P500 섹터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인 업종은 통신주였다. 반면 에너지주는 유가 상승으로 유일하게 60%가량 상승했다. 이날도 S&P500 11개 부문 중 에너지주만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2023년을 앞두고 주식시장이 또 한번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Fed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한 긴축을 지속하면서 경기 및 기업 이익 침체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는 지금과 같은 시장 여건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가 올해를 지나간다는 사실은 좋은 소식이지만 2023년 최소 첫 몇 달은 평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4bp(1bp=0.01%포인트) 오른 3.88%에 거래됐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0년물은 연초 이후 전날까지 2.34%포인트 급등해 1977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기록했다. CNBC는 채권시장이 약간의 낙관론으로 한 해를 마감했으나 2022년 내내 시장을 괴롭힌 변동성의 징후를 여전히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날보다 0.43% 내린 103.53을 가리켰다. 연간 기준으로 달러인덱스는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랠리를 펼쳤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1.86달러(2.4%) 오른 80.26달러에 마감했다. 근월물 기준 WTI는 올해 6.7% 상승해 2년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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