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프리뷰③]한 단계 더 진화된 자율주행 모빌리티…친환경신기술도 ‘주목’
“운전대 잡지마세요”…HL·HL클레무브, 평행주차 및 레벨4 자율주행 선봬
바다도 AI가 지배…HD현대, 미래 해운의 모습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제시
SK그룹, 탄소중립 시대 앞당긴다…8개 계열사들과 친환경 기술 총망라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이 내달 5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개막한다. 과거 IT·가전기기 위주로 주목을 받았던 산업 트렌드는 최근 로봇·모빌리티·자율주행 등으로 확장되면서 6세대이동통신(6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 서고 있다. 시장을 이끌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의 각축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미래 청사진이 제시되는 ‘CES 2023’을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CES 2023’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보이는 기술들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모빌리티와 친환경 분야다. 육상과 해상을 넘나드는 자율주행 기술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기술들로 세계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매년 CES에서 미래 사업 비전을 제시했던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HD현대 등 우리 기업들은 올해 역시 이전보다 더욱 진보된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앞당길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대표로 CES 2023에 참가한 현대모비스는 ‘Hi! For Better Tomorrow!’(우리가 가는 길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기에)를 주제로 관람객들에게 미래 모빌리티 기술 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2009년부터 꾸준히 얼굴을 내밀었던 현대자동차·기아가 불참한 대신 현대모비스는 전시공간을 역대 가장 넓게 꾸렸다. 현대모비스의 부스 규모는 780㎡로, 약 236평이다. 전시 기간 현대모비스는 양산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현장 미디어 발표회를 통해 미래 사업 방향과 탄소 중립 전략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의 관전 포인트는 각 목적에 맞게 설계된 목적기반모빌리티(PBV)로, 핵심 콘텐츠는 이번 처음 공개되는 ‘엠비전 TO’와 ‘HI’다. 이는 신개념 PBV 콘셉트 모델이다.
‘TO’는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Toward) 의미를, ‘HI’는 사용자 중심의 경험(Humanity)을 강조한다는 의미를 각각 담고 있다. 엠비전(M.Vision)은 현대모비스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철학과 비전을 상징하는 브랜드다.
엠비전 TO는 전동화 시스템 기반 자율주행 차량이다. 차량의 전, 후측면에 위치하는 4개의 기둥에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센서와 e-코너 모듈, MR(혼합현실)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융합했다. 내부에는 PBV에 걸맞게 접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이 탑재된다.
엠비전 HI는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 목적에 맞게 개발된 PBV이다. 차량 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을 할 수 있다. 엠비전 HI에는 시선을 컴퓨터 마우스처럼 활용하는 원거리 조작 기술이 적용돼 별다른 조작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양산적용이 가능한 기술 19종도 대거 공개한다. 칵픽 통합 솔루션, LED 그릴 라이팅, 홀로그램 AR-HUD 등이다.
이 중 스위블 디스플레이와 신개념 후륜 서스펜션 기술은 CES 2023 혁신상(이노베이션 어워드)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32인치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무빙 구조가 특징이다. 신개념 후륜 서스펜션은 전기차나 PBV 등 미래차에 적용돼 기능 통합과 경량화 등을 구현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이다.
HL·HL클레무브, 평행주차부터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선봬
자동차 부품기업 HL만도와 자회사 HL클레무브도 이번 CES에 참가해, 평행주차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다. 레벨4는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주행하는 단계로, 이 단계부터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을 수 있다.
평행주차 기술 ‘일렉트릭 코너 모듈’(e-코너 모듈)은 HL만도가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이는 브레이크, 조향장치, 충격흡수 제품과 차량구동 모터가 통합된 장치다. 차량의 네 바퀴를 각각 독립적으로 제어해 평행주차나 제자리 유턴 등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e-코너 모듈은 소·중·대형 차량뿐 아니라 배송 로봇, 친환경 목적기반차량(PBV)까지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다.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레벨 2+’부터 완전자율주행 수준인 ‘레벨4’에 이르는 자율주행 솔루션을 선보인다. 3차원 안테나를 적용해 감지 거리를 두 배 이상 향상시킨 ‘고성능 레이다’, 무선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초고해상도 카메라’ 등을 활용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솔루션을 활용해 실제 차량이 도심지에서 레벨4 수준으로 자율주행을 하는 모습의 영상을 첫 공개한다.
선장 없이 바다를 가르는 선박…HD현대, 미래 해양 신기술 공개
자율주행 기술은 육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CES에 두 번째로 참가한 HD현대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이뤄낼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제시한다. 여기에 자율운항을 기반으로 한 해양 모빌리티 미래상이 포함됐는데, 중축은 바로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야심작 ‘아비커스’다.
그룹의 선박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6m 크기의 완전자율운항 레저보트 모형을 설치하고 실제 대양을 항해하는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다. 아비커스는 ‘3대 핵심사업’ 이끌 솔루션 중 하나기도 한데, 이외 ‘액화수소 운반·추진시스템’, ‘지능형 로보틱스와 솔루션’ 등이 있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들이 이번 CES에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시관은 약 180평 규모로, ▲오션 모빌리티(Ocean Mobility) ▲오션 와이즈(Ocean Wise) ▲오션 라이프(Ocean Life) ▲오션 에너지(Ocean Energy) 등 크게 4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오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무인화 및 원격 디지털 솔루션 기반으로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인 미래 선박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미래의 선박을 재현한 대형 모형 선박을 이용해 에너지 절감 기술과 친환경 저탄소 연료 추진 기술을 현실감 있게 소개하고, 미래형 선박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오션 와이즈란 분야에서는 선박과 해운사, 항만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양 데이터를 종합해 최적의 운항경로를 제시하는 스마트십 솔루션 등 글로벌 해상 운송 네트워크를 최적화하기 위한 해양 데이터 플랫폼을 공개한다.
오션 라이프 분야에선 자율 운항을 넘어선 해양 레저 경험의 확장이란 주제로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인 기술을 통해 생활공간을 바다로 확장시키는 솔루션을 소개한다.
마지막 오션 에너지 분야에서 해상부유체, 차세대 에너지 추진 기술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해양 에너지 생산,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비전을 보여줄 예정이다.
‘친환경’으로 무장한 SK그룹…40가지 친환경 기술 소개
SK그룹은 온통 친환경으로 무장했다. 올해 초에 열린 CES 2022에서 연 탄소 감축 여정을 관계사들과 함께 내년 CES 2023에서도 이어간다.
앞서 SK그룹은 올해 1월 열린 ‘CES 2022’에서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t)를 줄이겠다고 공표하고, SK의 ‘탄소 감축 여정’에 함께 하자는 의미에서 ‘동행’을 전시관 주제로 삼았다. ‘CES 2023’에서는 탄소 감축 로드맵을 실행에 옮기는데 필요한 ‘행동’을 화두로 정했다.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E&S, SK에코플랜트, SK바이오팜, SKC 등 8개 계열사들과 2030년까지 약 2억t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로, ‘2030 넷제로(Net Zero)를 위한 행동’을 주제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한다. 이들의 글로벌 파트너 사인 테라파워(Terra Power), 플러그파워(Plug Power), 플라스틱 에너지(Plastic Energy)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선보이는 기술과 제품들도 SK그룹의 목표를 잘 보여준다. ‘행동’(Together in Action,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가 이번 주제다.
SK 전시관은 크게 두 개 구역(Zone)으로 구분된다. 첫번째 구역(‘Futuremarks’)에서는 인류가 기후 변화의 위기에 맞서 제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해수면 상승 등으로 직면할 수 있는 암울한 미래상을 미디어 아트 기술 등을 활용해 실감나게 보여줄 예정이다.
두번째 구역(‘SK, Around Every Corner’)에서는 SK 계열사와 파트너 사들이 이미 상용화했거나 조만간 상용화할 탄소 감축 에너지 기술과 솔루션 등으로 구현할 수 있는 미래 도시 모습을 보여준다.
선보이는 친환경 기술만하더라도 40여개에 이른다. ▲친환경 모빌리티 ▲탄소 없는 라이프스타일 ▲폐기물 자원화 ▲에어 모빌리티 ▲미래 에너지 등 총 6개 주제로 한 탄소 감축 제품·기술이 일상화한 가상의 생활공간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소, 고효율 반도체, 폐기물 에너지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심항공교통(UAM),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과 기술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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