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월급 빼고 다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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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마지막으로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올린 건 2015년 6월이다.
이후 여러 차례 요금 인상 얘기가 있었지만 실행은 안 됐다.
2015년 따릉이가 도입된 후 요금 인상은 처음이다.
지원 없이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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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마지막으로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올린 건 2015년 6월이다. 당시 지하철은 200원, 버스는 150원이 인상됐다. 이후 여러 차례 요금 인상 얘기가 있었지만 실행은 안 됐다. 버스와 지하철은 ‘서민의 발’이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도 생계를 위해서는 꼭 이용해야 하는 게 대중교통이니 말이다. 그런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8년 만에 오를 전망이다. 내년 4월부터다. 버스 요금은 성인 카드 기준 1200원에서 1500원, 지하철은 1250원에서 1550원,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른다. 현금을 내면 각각 100원씩 더 내야 한다. 오름폭이 만만치 않다. ‘따릉이’도 예외는 아니다. 내년 5월부터 1시간 요금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무려 2배가 오를 예정이다. 2015년 따릉이가 도입된 후 요금 인상은 처음이다.
만성 적자 때문이다. 2022년(전망치) 서울 지하철 적자 규모는 1조2699억원. 2019년 5878억원에 비해 2배 넘게 커졌다. 서울시는 고령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 무임승차 제도에 따른 손실 비용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해왔으나,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했다. 지원 없이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요금 인상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서울시와 운영기관의 자구노력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
말 많던 전기요금도 오른다. 내년 1분기 kWh(킬로와트시)당 13.1원이 인상된다. 4인 가구 기준 월 평균 5만2000원대에서 5만7000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은 kWh당 51.6원. 계속해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전 적자 규모가 올해만 30조원이 넘었다고 하니 전기요금 인상 역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내년 2분기엔 이번에 미뤄진 가스요금 인상도 대기 중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더욱 실감나는 세밑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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