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가른 미확인 비행물체, 국방부가 밝힌 정체

30일 오후 6시10분쯤 전국 각지서 목격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 성공”

30일 오후 강원 강릉시 상공에 긴 연기 꼬리를 그리며 날아가는 빛이 포착됐다. 연합뉴스

30일 저녁 전국 각지에서 목격된 비행체의 정체는 고체연료 추진 우주 발사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미확인 비행체 수백 발을 목격한 시민들의 제보와 신고가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자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우주발사체를 비행시험했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포착될 정도의 실험 규모에도 불구하고 사전 안내나 공지가 없었다는 지적이 일자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군사보안상 문제 때문에 국민께 미리 보고드리지 못했다. 발사경로와 관련 있는 영공, 해상에는 비행시험 전 안전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30일 오후 강원 강릉시 상공에 긴 연기 꼬리를 그리며 날아가는 빛이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국방부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은 지난 3월 30일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 국방부는 ADD 종합시험장에서 서욱 전 장관 등 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고체연료 추진 기관에 대한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국방부는 이번 발사체 성공을 두고 “과거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 사용을 제한해온 ‘한미 미사일 지침’이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종료됐다”며 “ADD 주도로 개발에 속도가 붙은 데 따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추진기관은 소형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에 사용된다. 액체연료 추진기관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간단한 구조인 만큼 대량 생산이 쉽다. 액체연료와 달리 사전에 주입할 수 있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30일 오후 강원 춘천시 상공에 긴 연기 꼬리를 그리며 날아가는 빛이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날 오후 6시10분쯤 수도권과 남부 지방 상공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 물체가 긴 연기 꼬리를 그리며 날아갔다는 목격담이 속출했다. 발사체를 목격한 누리꾼들은 “정체 모를 빛이 지나갔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미상의 물체가 돌아다닌다”고 언급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하늘에 이상한 비행체가 떠 있다는 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6시5분부터 한 시간 동안 412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기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99건), 서울(48건), 충남(26건)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청 112상황실 관계자도 “전국적으로 다수의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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