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음터널 화재 사고 본격 수사…트럭기사 입건 후 조사

손성배, 최서인, 김하나 2022. 12. 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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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이 숨진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초 화재가 발생한 폐기물 트럭 운전사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는 등 본격적인 사고원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제2경인고속도로 관리주체인 ‘주식회사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의 과실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 수사본부(이하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다. 여운철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장은 “현 단계에서 발화 원인을 확정하긴 어렵다”면서도 “발화 부위는 화물칸 우측 전면 바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국이 지목한 ‘화물칸 우측 전면’은 차량용 배터리가 실린 곳이다. 경찰은 배선 불량 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감식에 착수했다. 여 과학수사대장은 “정확한 화재 원인은 국과수 정밀 감정과 관계 기관 검토를 통해 밝힐 계획”이라고 했다.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유관기관은 30일 오전부터 1차 합동 감식을 벌였다. 여운철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현장 감식을 마친 뒤 언론 브리핑을 했다. 손성배 기자


경찰은 또 이날 트럭 운전기사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정식입건해 과천경찰서에 마련된 수사본부로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지난 29일에도 참고인 신분으로 과천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A씨에 대해 이날 오전 내내 조사를 진행했다”며 “사실관계가 드러나는 대로 혐의 추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제2경인고속도로 관리주체인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주)가 터널진입 차단 시설을 제때 가동했는지 등 과실 여부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도로의 터널 진입 차단시설은 불이 난 집게 트럭이 운행 중이던 성남 방향에서만 작동하고, 사망자 5명이 발견된 인천 방향에선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로 관리회사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아직 사고 수습 중이라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사망자의 시신에서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해 육안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려워 유족과 DNA 대조 작업을 벌인 뒤 신원을 최종 확인을 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과수에 시신 5구 모두 부검을 의뢰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29일 오후 1시49분쯤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안을 달리던 5t 폐기물 수거 집게 트럭에 불이 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불이 아크릴로 된 방음터널 천장으로 번지면서 5명이 숨지고, 차량 45대가 전소됐다. 방음터널 830m 구간 가운데 600m 구간도 소실됐다.

화재 이후 제2경인고속도로는 안양 석수IC부터 성남 여수대로IC까지 21.9㎞ 구간 양방향이 전면 통제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통제는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배·최서인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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