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국 축구 결산] 축구팬 선정 최대 사건은 '월드컵 16강'… 2위 '손흥민 득점왕'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2022년은 한국 축구에 역사적인 해였다. 한국 축구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은 일도 있었고, 국내외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풋볼리스트'가 유튜브 채널 '뽈리TV' 설문을 통해 2022 한국 축구 5대 사건을 정리했다. 분야가 겹치지 않는 5개 후보지 중 1위를 뽑기 위한 설문을 진행했다. 28일부터 약 이틀간 진행된 설문에 약 11,000명의 축구 팬이 참가해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들을 꼽았다.
1.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팀 벤투,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건은 역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었다. 아직도 16강 진출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만큼 77%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1위로 꼽힐 만한 성과였다. 한국 축구 역사상 세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이었고,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달성한 업적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회 준비 과정부터 오랜 기간 이어진 한국 축구 회의론을 극복했다는 의의도 있었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능동적인 축구를 하겠다'는 일관적인 기조로 4년 4개월을 꼬박 준비한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대표팀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우루과이, 포르투갈과 같은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대등하게 맞섰다.
대회 직전부터 종료 후까지 개별적으로 특기할 만한 일들도 많았다. 특히 한국 축구를 대표할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했다. 멋진 외모로 먼저 주목받은 조규성은 한국 선수 중 최초로 월드컵 멀티골을 기록하는 활약까지 펼치며 차세대 간판 스타로 발돋움했다. 명단 발탁 때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이강인은 기대에 부응하는 실력을 선보이며 향후 대표팀에서 맡을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 유럽에서 빛난 코리안 리거... 'EPL 득점왕' 손흥민, '세리에A 입성' 김민재
유럽 무대 '코리안 리거'들의 활약이 16강 진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9%를 득표했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의 비중이 컸다. 참가자 의견도 주로 손흥민을 거론했다. 손흥민은 지난 5월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 노리치시티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23골을 기록,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유럽 빅 리그 득점왕 등극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손흥민에 이어 2022년 하반기를 달군 선수는 김민재(나폴리)였다. 김민재는 유럽 진출 1년 만에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한 곳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 입성했고, 이적하자마자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9월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나폴리의 세리에A 무패 1위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3. 손흥민과 토트넘 방한, 팀K리그·세비야와 격돌
3~5위는 1, 2위에 비해 득표가 적었지만, 그 중에서도 토트넘의 방한은 확실한 차이로 3위였다. 해외 빅클럽들이 프리시즌에 한국을 찾은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EPL 현역 득점왕이자 한국 최고의 스타 손흥민을 보유한 토트넘의 방한은 특별했다. 영국이 아닌 한국에서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던 2022년 7월은 축구 팬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토트넘은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스치듯 한 경기만 치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오랜 기간 한국에 머무르며 2경기를 소화했고 한국 팬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지난 201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로 많은 축구 팬들에게 악몽을 남겼던 유벤투스 방한 당시의 좋지 않은 기억을 희석시키고 성공 사례를 남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큰 방한이었다.
4. 마침내 정상에 오른 울산현대, 17년 만에 K리그1 우승
울산현대의 K리그1 정상 등극은 2022년 K리그를 대표하는 사건으로 조명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성과였다. 울산은 2005년 이후로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 사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A컵에선 정상에 올랐으나 유독 리그 우승과는 연이 없었다. 특히 최근 3시즌 동안에는 연이어 준우승에 그치며 우승에 대한 갈증이 극에 달했는데, 올해 마침내 통산 세 번째 K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은 경기장 바깥에서도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리딩 클럽'의 면모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였다. 경기장 뒤의 이야기가 담긴 '푸른 파도'는 팬들에게 또 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했고, 홍명보 감독의 "이게 팀이야?" 발언 같은 '밈'도 만들어냈다. 울산은 다큐멘터리 제작에만 그치지 않고, '푸른 파도' 확장판의 OTT 플랫폼 공개, 극장판 상영, 종방연 개최 등 다양한 후속 활동도 실시했다.
5. '이왜진?' 한국으로 온 두 스타, 이승우와 지소연
이승우와 지소연의 국내 무대 입성도 큰 화제를 모았다. 두 선수 모두 큰 스타성을 지닌 선수라는 점, 한국 무대에서 뛰는 게 처음이라는 점, 여전히 수준급의 기량을 지녔다는 점, 나란히 수원FC, 수원FC위민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적 당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이승우는 성공적인 K리그 데뷔 시즌을 보냈다. 풀타임 주전 선수로 활약한 건 사실상 처음이었는데, 맹활약을 펼치며 35경기 14골 3도움을 기록했다. 김도균 감독의 공격 축구에 녹아들어 리그에서 조규성, 주민규(이상 17골)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터뜨렸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첼시위민에서 수원FC위민으로 이적한 지소연은 시즌 후반부 합류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진 못했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이승우와 지소연은 리그 흥행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높았다. 이승우는 골을 넣고 선보이는 '댄스 세리머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승우를 따라한 '의정부고 이승우' '롤승우' 등이 등장해 홈경기 때 이승우와 이들이 함께하는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한국 여자 축구 리빙 레전드' 지소연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대단했다. 지난 8월 열린 지소연의 WK리그 데뷔전에는 올 시즌 WK리그 최다 관중인 1,091명이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지소연은 데뷔전부터 멀티골을 터뜨린 데 이어 같은 팀 소속인 이승우의 '댄스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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