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몸통' 김봉현…도피 도운 친누나 여권 반납 명령

김봉현, 내달부터 조사…밀항 시도 등 추궁

90억원대 사기 혐의 관련 영장심사 마친 김봉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라임 몸통'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8)의 도주를 도운 친누나 김모씨(50·미국 거주)의 귀국을 압박하기 위해 검찰이 외교부에 요청한 '여권 무효화 조치'가 받아들여졌다.

외교부는 29일 김씨에 대한 '여권반납명령 통지서 송달불능에 따른 공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체포영장·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람 중 국외에 있는 국민에 대해 여권의 발급 또는 재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여권법 12조에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김씨에게 여권반납명령 통지서를 등기로 발송했으나, 2회 반송되면서 홈페이지에 공시를 올렸다. 29일부터 14일간 공시된 뒤 공시 종료일로부터 14일 이내 김씨가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여권은 효력을 잃게 된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이 전자장치를 끊고 달아나는 과정에서 국내에 있는 김 전 회장의 조력자들을 카카오톡 등으로 연결해준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발부받은 김씨의 체포영장을 근거로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 조치,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각각 요청했다.

김 전 회장은 전날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도주한 지 48일 만에 붙잡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내달부터 도주 경위 및 조력자들과의 공모 혐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도주 기간 해외로 밀항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되면 추가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밀항단속법에 따라 밀항 미수범이나 밀항을 예비한 행위도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이 검거된 아파트의 소유자 등을 조사해 조력자가 더 있었는지도 파악할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1일 오후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부근에서 보석 조건으로 손목에 차고 있던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났다. 그는 당시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결심공판을 앞둔 상태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