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원피스', 이 영화가 보여준 미래
[이학후 기자]
▲ 영화 <원피스 필름 레드> 포스터 |
ⓒ 에스엠지홀딩스 주식회사 |
공연이 열기를 더해갈 무렵, 루피와 우타가 어릴 적 소꿉친구이며 그녀가 빨간 머리 해적단의 선장이자 사황인 샹크스(이케다 슈이치 목소리)의 딸이란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우타는 초인계 악마의 열매인 '노래노래 열매'의 힘을 이용하여 모두가 행복해지는 신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원피스>는 <드래곤볼> <포켓몬스터>와 함께 일본이 만든 대표적인 대중문화 프랜차이즈다. 1997년 7월 22일 일본의 만화 잡지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개시한 만화 <원피스>는 현재까지 연재가 이어지며 2022년 기준 단행본의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가 무려 5억 1천만 부로 일본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만화에 올랐다. 1999년 첫 화를 시작한 TV 애니메이션 <원피스>는 지금까지 방영 중이고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1기 <황금의 대해적 우난>(2000)부터 14기 <원피스 스탬피드>(2019)까지 14편이 제작되었다. 이 외에도 50여 개에 달하는 게임이 만들어졌으며 넷플릭스에서 현재 10부작 실사화 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 영화 <원피스 필름 레드>의 한 장면 |
ⓒ 에스엠지홀딩스 주식회사 |
연출은 TV 애니메이션 <무한의 리바이어스>(1999), <플라네테스>(2003), <코드 기어스: 반역의 를르슈>(2006) 등으로 유명한 타니구치 고로 감독이 맡았다. 그는 <원피스>가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하기 전인 1998년 소년 점프 슈퍼 아니메 투어 98에서 상영된 이벤트 애니메이션이자 최초의 <원피스> 애니메이션인 <원피스-쓰러뜨려라! 해적 갠자크>(1998)를 연출한 바 있다. <원피스 필름 레드>의 시미즈 신지 프로듀서는 "지금까지는 도에이 애니메이션에서 감독을 맡겼는데 이번에는 TV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결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타니구치 고로 감독을 초빙했다"고 말한다.
<원피스 필름 레드>는 <원피스> 빨간 머리 해적단의 선장이자 신세계에 군림하는 4명의 대해적인 사황 중 하나이고 루피를 해적의 길로 안내한 장본인인 '샹크스'가 비중 있게 등장한다. 그동안 원작은 빨간 머리 해적단이 전투하는 모습을 제대로 묘사한 적이 없다. 밀짚모자 해적단과 빨간 머리 해적단이 함께 적과 싸우는 장면은 <원피스 필름 레드>의 놀라운 순간이다. 또한, 샹크스의 과거도 극장판을 통해 일부 다뤄진다. 타니구치 고로 감독은 씨네21과 인터뷰에서 샹크스를 다룬 부담감에 대해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 영화 <원피스 필름 레드>의 한 장면 |
ⓒ 에스엠지홀딩스 주식회사 |
그간 '필름 시리즈'는 특별한 존재감을 가진 캐릭터를 적으로 등장시켰다. <원피스 필름 스트롱 월드>의 '금사자 시키'는 해적왕 골 D. 로저의 라이벌인 전설적인 해적이었고 <원피스 필름 Z>의 '제트'는 몽키 D. 가프, 센고쿠와 어깨를 나란히 한 전설적인 해병이었다. <윈피스 필름 골드>의 '길드 테소로'는 골드골드 열매의 능력자로 전 세계의 통화의 20%를 장악한 대부호였다.
<원피스 필름 레드>는 이전의 '필름 시리즈'의 적과 사뭇 다르다. 건담 TV 시리즈 사상 최초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와 마찬가지로 <원피스 필름 레드>도 시대 변화에 맞추어 여성 캐릭터인 우타를 선보인다. 해군과 천룡인에 맞서며 신시대를 주장하는 우타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부패 세력인 천룡인 타도를 목표로 세계 정부와 대치하는 혁명군과 유사하게 보인다.
한편으로는 해적왕을 꿈꾸며 모험과 자유를 외치는 루피와 대해적시대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을 뿐이라는 우타의 대립을 통해 "해적은 어떤 존재인가?"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해적은 힘을 앞세워 사람들을 괴롭히는 약탈자에 불과한가? 아니면 세계 정부로 대표되는 기존의 권력을 깨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자인가? 해답은 아마도 향후 원작에서 다룰 루피와 혁명군의 수장 몽키 D. 드래곤의 대립(또는 협력)에서 나올 것이다.
▲ 영화 <원피스 필름 레드>의 한 장면 |
ⓒ 에스엠지홀딩스 주식회사 |
<원피스>는 오랜 세월 연재(방영)한 작품인지라 진입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피스 필름 레드>는 한 편의 독립적인 영화로 완결성을 갖춰 감상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동시에 팬들이 기대하는 낯익은 캐릭터들의 등장, 신기술을 포함한 액션 연출 등 프랜차이즈 정신에도 충실한 작품이다. 그리고 <원피스>의 미래가 어떨지 관객 나름대로 점칠 수 있는 단초 역시 제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미즈 신지 프로듀서가 씨네21과 가진 인터뷰에서 언급한 매력 포인트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다.
"샹크스는 맨 처음 루피에게 밀짚모자를 맡긴 사람이다. <원피스>는 어떤 면에서 샹크스에게 모자를 돌려주러 가는 여행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에서 루피와 어떻게 대치하는지 눈여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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