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터널 속 우왕좌왕…“터널 중간 출구표식 있어야”

박성영 2022. 12. 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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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5명 등 46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 터널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방음벽 구조와 소재의 특성이 사고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방음터널 소재 및 구조를 변경하고, 출구 위치를 알리는 표식을 터널 내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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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에서 29일 화재 사고가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사망자 5명 등 46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 터널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방음벽 구조와 소재의 특성이 사고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 방음터널 소재 및 구조를 변경하고, 출구 위치를 알리는 표식을 터널 내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30일 CBS 라디오에 나와 방음터널 화재 사고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 “(터널 내부에) 출구로부터 몇 m 이런 표시를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터널에서 화재 발생 시) 차를 버리고 출구를 통해서 외부로 빨리 도망가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럴 때 (출구가) 이쪽으로 가는 게 가까운지 출구가 저쪽으로 가는 게 가까운지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그럴 때 (출구) 표시를 해 두면 훨씬 더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누구도 이런 상황에 처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내가 그 사고를 당한 지점이 내가 들어온 쪽 출구로 가는 게 빠른지 나가는 출구 쪽으로 가는 게 빠른지를 중간중간에 일정 간격으로 미터 표시를 해 두면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구간에서 29일 발생한 화재 이후 사고 현장에 뼈대만 남은 모습. 연합뉴스


이 교수는 또 터널 소재에 대한 조언을 내놨다.

이 교수는 이번 화재가 발생한 터널의 지붕 부분에 사용된 소재가 아크릴인데, “아크릴은 화재 발생 시 기름보다 위험하다”고 전했다.

기름은 불에 타면서 기화하는데, 아크릴은 겔 상태로 남아 불이 붙으면 아크릴이 다 소진될 때까지 아주 오랫동안 타는 성질이 있고, 더 잘 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터널 지붕 소재를 변경하는 게 화재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여전히 아크릴 소재가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격 측면과 위치상 투명성 확보를 꼽았다.

이 교수는 아크릴 외 금속과 유리 등을 터널 소재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면서도 “단가가 비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고가 발생한 터널은 고속도로가 나들목(고속도로가 교차하지 않도록 하면서 입체적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구조) 인근이었다”면서 “그래서 불투명 소재로 하게 되면 평상시 운전자들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어서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명 소재를 쓰는 게 좋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화재 사고 발생 시 연기와 열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지붕에 구간별로 구멍을 뚫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발생 지역은) 밀폐된 구조다 보니, 열이나 연기가 축적됐다”며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리란 걸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서 외국에서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대안으로서 구간별로 (연기와 열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지붕을 끊어놓는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렇게 되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끊어진 구간 밖으로 불이 번져나가지 않고, 끊어진 부분으로 열기나 연기가 쉽게 외부로 배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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