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상에 희망이 된 교회, 뉴 블레싱의 새해를 외치다
2023년은 코로나 엔데믹을 이어가는 해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때다. 서바이벌한 팬데믹 시기는 지났다고 하지만 엔데믹 시기에는 반드시 코로나의 후유증이 남는다. 전문가들은 대략 이 시기를 2년 반에서 3년으로 본다. 코로나의 상흔이나 후유증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상흔이라고 하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 아름다울 수 있다. 내 얼굴에도 나만 아는 상흔이 하나 있다. 청년 시절 야성의 질주를 하다가 사고가 나서 얼굴을 다쳤다. 나를 보는 사람마다 “어떻게 이렇게 피부가 좋으냐”고 하지만, 내 얼굴을 자세히 보지 않아서 그렇다.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면 아직도 그때의 상흔이 있다. 그 상흔이 나를 나 되게 하고 겸손하게 해 준다.
대형교회 목사로서 내가 선택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라는 성안에 갇혀서 안일과 나태와 자만에 빠질 수 있다. 그런데 나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은 내 왼쪽 광대뼈 위에 있는 상흔 때문이다. 그걸 볼 때마다 과거의 상처와 아픔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개인을 넘어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인한 상흔이나 후유증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우리 사회의 활력이 되고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요즘 보면, 이념, 계층, 지역, 세대 간에 분열과 다툼을 일으키면서 초갈등사회를 이루고 있다. 교회마저도 분열의 카르텔을 쌓고 자기 동질집단의 권력화를 꾀하는 것을 본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남의 약점과 허물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유리와 거울의 차이를 아는가. 그것은 한쪽에 수은이 칠해져 있느냐, 칠해져 있지 않으냐의 차이다. 그래서 거울을 보면 나 자신이 보이며 겸손하게 되고, 유리를 보면 상대방만 보며 비난하고 공격하면서 초갈등사회를 이루는 것이다.
새해를 앞두고 우리는 지난 3년여의 ‘코로나 거울’을 바라보자. 우리에게 어떤 상흔이 있는가. 그 상흔을 바라보며 나 자신부터 위무하고 치유함을 받자. 코로나의 후유증에 갇히지 말고 오히려 그 상흔을 선용하자. 이런 사람은 한겨울에도 봄을 노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은 겨울이지만, 미리 봄을 노래하자. 그 잔인한 4월의 대지 속에서 생명의 오랜 침묵을 깨고 스프링처럼 솟아나는 풀들처럼 일어서자. 눈부신 생명의 찬란함으로, 빈들의 소리 없는 아리아로 온 대지가 푸른 바다가 되게 하자. 아니, 바람이 부는 들판에서 흔들리는 풀들과 함께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생명의 펌프질을 하자. 우리 모두 희망의 마에스트로가 되어 환상적인 생명의 교향곡을 연주하자. 아니, 화해와 화합, 그리고 연합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하자.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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