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 개정, 오해받기 충분... 유승민·나경원 출마, 상황 더 봐야"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22일 전당대회 규칙 개정 등을 다룬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이 여당에 불공정하게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며 패널 구성 시 균형 맞춰달라는 공문을 보내겠다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모든 방송사에 공문을 보내려고 한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보수·진보 패널 간 균형을 맞춰 달라", "대통령을 비아냥거리고 집권여당을 시도 때도 없이 공격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대변하는 패널이냐"라고 해 일부 보수 패널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 천하람 변호사 |
ⓒ 천하람 제공 |
- 국민의힘이 22일 전당대회 규칙 개정 등을 다룬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이 여당에 불공정하게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며 패널 구성 시 균형 맞춰달라는 공문을 보냈어요.
"(그건) 안 맞죠. 왜냐하면 패널이라는 것도 결국 시장이 결정하는 거지 않습니까. 물론 보수 진보의 균형이 너무 안 맞는다면 문제겠지만 어느 정도 균형이 맞는 한에서 어떤 사람을 쓸지는 방송국의 자유 영역이죠. 국힘은 자유시장 경제를 굉장히 강조하는 당이죠. 그런데 이건 패널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방송국 경영의 자유와 편성의 자유까지 제안하는 것이거든요. 이런 얘기는 옳지 않죠.
민주당 패널이라고 항상 민주당 편만 드는 사람이 있는 것만도 아닙니다. 물론 제가 봤을 때 최근에는 국민의힘 젊은 패널들이 많이 나오면서 자기 진영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 내는 비율이 좀 더 많은 건 맞는데 민주당에도 자기 진영에 대해서 비판 목소리를 내는 분들 계시거든요. 그러면 그런 분들도 나오지 말라고 할 거냐는거죠. 오히려 각 진영에서 열린 마음가짐으로 각자 진영에 대해 쓴소리도 하고 서로 공감대 넓힐 수 있는 패널들이 더 많아지는 게 바람직한 거 아니겠습니까. 앵무새처럼 자기 당 방침만 얘기하는 사람들만 줄줄 나오면 국민들이 정치도 더 재미없어지실 거고 정치 혐오나 정치 무관심도 더 세질 거예요."
- 국민의힘 비판을 많이 하니까 그걸 못 견디는 것 같거든요.
"그걸 별로 안 좋아할 수도 있다고야 봅니다. 왜냐하면 보수 몫의 패널인데 가서 대통령이나 여당을 비판하면 불편하긴 하겠죠. 입장을 잘 대변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방송국에 공문까지 보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문에 보면 보수 진보의 균형이 아니라 '여야의 균형을 맞춰달라'는 표현이 있더라고요. 거론되는 장성철 소장님 같은 경우 당적이 없으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저는 국민의힘 당적도 있고 현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니까 보수 진보가 아니라 여야로 맞춰달라고 해도 저는 여당의 범주에 확실히 들어간 사람이거든요."
- 그럼, 압박하는 것으론 안 느끼세요?
"오히려 다른 분들, 제가 출연하는 프로 PD나 작가님들이 '괜찮냐, 이거 너 아니냐'라고 하셔서 저도 걱정이 아예 안 되지는 않죠, 하지만 사람이 마음에 없는 얘기 하면은 시청자들이 다 압니다. 제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무작정 잘했다고 할 수도 없는 거고요."
- 오는 2024년 총선 공천 문제가 있잖아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거기서 자유로운 게, 순천 지역 같은 경우 이정현 대표 등이 아니면 (겨뤘을 때) 제가 경선에서 질 만한 사람이 사실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소위 '윤핵관'분들 순천에 오면 대환영입니다. 승부해봤으면 좋겠어요. 윤핵관이 순천 와서 도전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저는 상대적으로 공천 압박이 적기 때문에 그래도 조금 더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 변호사님은 국민의힘 전대 룰 변경이 민주당의 검수완박법과 비슷하다고 하셨더라고요, 왜 그런가요?
"기본적으로 둘 다 약간 날치기 같은 거라고 봐서 그래요. 저는 당원 100%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외국에서 100% 하는 당 많고요. 그란데 전당대회 주자가 떠오르고 나서는 하면 안 됩니다. 검수완박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검찰의 수사권이라는 것도 성역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검찰 수사권을 자르거나 아니면 분배하거나 다른 데로 옮기는 걸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러려면 예를 들면 검찰 수사권을 옮겨서 중수청을 어떻게 만들 건지 아니면 수사 역량에 있어서 문제는 발생 안 할 건지 이런 걸 제대로 논의하면서 법 통과시켜야 되죠. 갑자기 무슨 문재인 대통령 임기 한 달 남겨놓고 날치기 하듯이 해서 검수완박 한다?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희가 그런 걸 비판 했듯이 이번 당원 100% 개정도 제대로 된 논의 과정도 없었고 논의하는 타이밍이나 형태가 다 틀렸다는 가죠."
- 윤 대통령이 얘기하니까 바꾼 건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요.
"정확한 배경이야 그걸 결정한 사람들만 알겠죠. 근데 그런 오해를 받기에 충분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거지 않습니까. 누가 진짜 보수냐는 말도 나오는데 진짜 보수라는 건 결국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안정적인 변화, 질서 있는 개혁 원하는 게 보수적인 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갑작스럽게 대책도 없이 바꾸거나 법 같은 것도 너무 함부로 바꾸지 말고 좀 신중하게 하자는 거예요. 이게 기본적으로 보수 정당이 가지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근데 심지어 유 전 의원 떨어뜨리기 위해서 (개정)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당원들의 의사도 물어보지도 않고요. 그렇게 당원이 중요하면 당원 투표라도 한번 해봐야죠. 그런 절차도 제대로 없고 토론회도 제대로 하지도 않고 선출되지도 않은 비대위가 갑자기 바꿔버린다? 이건 보수 정당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 당원투표할만 하다고 생각하나요?
▲ 과기정통-개인정보위-원안위 업무보고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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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 개정, 이렇게 갑작스레 할 일인가... 당원투표 했어야"
- 주목 받는 건 유승민 전 의원의 대표 출마 여부예요.
"저는 유승민 의원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절대적이라고 보지는 않아요. 너무 많은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제) 출마를 안 하는 게 우스워진 건 맞습니다. 최근에 내놓는 얘기들 보면 이게 '윤 대통령의 마음을 얻기 위한 재롱 잔치'란 표현을 썼어요. 그러면 유승민 의원 입장에서 '나는 재롱 잔치에 참여 안 하겠다'는 식으로도 메시지를 틀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유 의원이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그럼, 출마하는 것과 안 하는 것 중 유 전 의원에게 어떤 게 더 나을까요?
"저는 이렇게까지 얘기해 놨으면 출마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꺾이지 않는 마음 얘기하고 '출마 못 하게 막으니까 더 도전 정신이 생긴다'라고 얘기했는데 안 하는 것도 우습거든요. 이미 반윤의 선봉장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당 대표 선거 나와서 그런 메시지를 선명하게 던지면서 여당 내 야당 포지션을 굳힐 수도 있겠죠. 그런 면에서는 정치적으로는 이득이 분명히 있다고 보고요.
다만 메시지 조절이 잘 안될 경우에는 당원들과 감정적인 거리가 더 멀어질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당원들은 어찌 됐건 대통령을 좋아합니다. 지금 유승민 전 의원 같은 경우 대통령에 대해 각을 굉장히 세게 세우는데 저는 이 부분도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은 비판해야 하겠지만 대통령을 그래도 잘 되게 하기 위해서 비판하는 거라는 믿음을 당원들에게 드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걸 못하면 유승민 의원 입장에서는 이번 당 대표 선거를 이기기도 어렵거니와 이 당 대표 선거 때문에 오히려 당원들과 심리적 거리감이 더 멀어질 수도 있죠.."
- 그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는 어떻게 보세요?
▲ 기념촬영하는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 참석자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 의원, 장제원 의원, 이철규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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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는요?
"당원들이 이제는 당협위원장 말을 잘 안 듣습니다. 각 지역에 있는 당원 중에 당협위원장이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당원은 많이 잡아봐야 4분의 1이나 될까 싶거든요. 왜냐하면 당원들이 숫자가 굉장히 늘어나서 수도권 같은 경우 한 당협에 수천 명, 대구 경북 같은 경우는 한 당협에 많으면 만 명까지 있어요. 그렇다고 하면 그중에 당협위원장이 직접적으로 '누구 뽑아주십시오'라고 했을 때 말 듣는 사람의 비율이라는 게 높지 않거든요. 김기현 의원 입장에서도 '김장 연대해서, 조직표 동원하면 엄청 강력하겠지'라는 게 절반의 사실일 수가 있는 겁니다."
- 내각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나올 거라는 얘기도 있던데.
"나올 수는 있겠지만 너무 늦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전당대회가 3월인데 1월에 개각한다고 해서 1월 1일에 때려치고 나올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1월 중순에 나와 준비한다? 시기적으로 쉽지 않죠. 그럴 거면 전당대회 시기가 조금 더 뒤로 갔었어야 되죠. 그리고 그분들이 나온다고 해서 된다고 장담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에요. 저는 약간 타이밍이 애매해졌다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의원은 어떻게 보세요? 관련 보도도 나오던데.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는 대통령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할 것 같지는 않아요. 대통령이 억지로 주저앉힐 수는 없는 거니까 모든 건 결국 본인 실력에 달렸죠. 근데 지금 안 의원 같은 경우 아주 적극적인 친윤 후보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심을 아주 중시하는 스탠스로 가는 것도 아니고 약간 애매해요. 그래서 안 의원이 좋게 봐서 확장성을 발휘할 건지 아니면 본인의 표를 유승민이나 나경원 이런 사람한테 뺏기면서 쪼그라들 건지 한 1월 중순 정도까지 지켜보면 답이 나올 것 같아요."
- 나경원 전 의원 출마설이 계속 나와요.
"저는 지금 같은 정도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많이 나온다고 하면 무조건 출마할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받은 자리들, 물론 중요한 자리들이지만 본인 스스로 비상근직이라고 해서 선을 그었던 적이 있거든요. 본인의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이 6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사임하고라도 나올 겁니다."
- 김건희 여사 팬클럽 대표인 강신업 변호사나 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씨, 신의한수의 신혜식씨의 전대 출마 가능성이 알려지며 국민의힘이 극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던데.
"저는 찻잔 속의 태풍일 거라고 봅니다. 물론 저는 이런 분들 나오는 거 자체가 전당대회의 이미지에는 안 좋다고 봅니다만, 그분들도 당원인 이상 출마하는 건 자유고 막을 수는 없어요. 다만 당원들이 원하는 친윤 후보들이 이미 복수로 있고 선택지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당원들이 아주 극단적인 쪽에 있는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최근 40%대로 오른 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윤 대통령을 선거 때 뽑았던 분들의 지지는 꽤 회복하는 걸로 보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그거 이상으로 뻗어나갈 거냐는 것이거든요. 지금 보면 TK와 고령층의 지지가 많이 올라가고 있고 일부에서는 20대도 지지율이 많이 올랐고 중도층도 올랐다는 것도 있지만 그래서 결국은 이런 지지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또 어느 정도 이상을 넘어가면 결국은 중도 확장성이 필요한 부분인데 그 전략을 어떻게 잡을 건지 좀 고민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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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중복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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