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가파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문운주 기자]
▲ 박수기정 서귀포 안평면 대평리에 위치한 박수기정은 샘물을 뜻하는 박수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져 바가지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절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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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평리는 광활한 벌판에 자리 잡은 곳이라 하여 '큰드르' 또는 '난드르'(넓은 들판을 의미하는 말로 대평리(大坪里)의 과거 명칭)라 불리는 곳이다.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서 가까운 곳에 인접해 있는 작은 마을이다. 올레길 9코스는 이곳에서 시작된다. 남쪽으로 마라도, 가파도, 송악산, 산방산 등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
"무엇을 보고 올까?"
제주 여행 떠날 때마다 걱정이 앞섰다. 정해진 코스에 비슷비슷한 상품여행을 다니다 보니 느낌이나 감정이 오래 남지 않아 어디를 다녀온 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대부분 돌아본 것 같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올레길 10코스를 트레킹 하면서부터 "아! 이거다"는 생각이 들었다.
▲ 대평포구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넓은 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이곳을 ‘대평(大坪)’리라 칭하며 넓은 들을 의미한다. 대평리는 과거에 ‘용왕난드르’라 불렸으며 ‘난드르’ 또한 ‘넓은 들’이라는 의미의 제주 방언이다.(출처:제주관광정보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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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평리 대평리는 광활한 벌판에 자리 잡은 곳이라 하여 '큰드르'또는 '난드르'라 불리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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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은골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골짜기가 절벽으로 막혀 있다고 하여 표현한 것이고, 역사적으로 보면 800여 년 전에 개설된 공마로가 연결된 것으로 보아 몽고 지배시부터 말을 조공으로 바치기 위한 해양 수성로로서 선대의 통곡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중략)
감산리 마을회에서 세워놓은 막은골과 송항에 대한 안내판이다. 포구에서 말이 다니던 '몰질'을 따라가다 보면 박수기정 위의 넓은 초원에 이른다. 이 초원에서 바라보는 대평마을과 제주 바다의 모습이 가히 환상적이다. 품질 좋은 제주의 조랑말을 박수기정 위에서 키워 몰질(말들을 몰고 다니던 길)을 통해 대평포구에서 배에 실어 원나라로 보냈다고 한다.
몰질을 따라 천천히 걷다가 서울에서 왔다는 여행객을 만났다. 20번 넘게 올레길 9코스를 찾았다는 그는 아예 숙소를 대평마을에 정했다고 한다. 올레길 9코스 마니아다. 군산오름에는 반드시 가보라고 당부한 뒤 빠른 걸음으로 앞장서 사라진다.
굴거리나무, 녹나무 등이 어우러진 숲길을 한참 걸었을까. 양파, 무 등이 심어진 채소밭이 보인다. 길가 귤밭에는 노랗게 익은 한라봉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전봇줄 위 참새들의 짹짹거리는 소리도 오랜만에 들어본다.
▲ 진지동굴 안내판 군산오름에 진지동굴에 대한 안문판이 세워져 있다 대평리에서 창천리 일원에 9개의 진지굴이 있다.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 민간인을 동원해 만들었다. 치욕의 유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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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근대 전쟁 유산 진지동굴이다. 우리나라 민간인을 동원해 만들어졌다. 대평리에서 창천리 일원에 무려 9개나 된다. 외세의 침략에 취약한 지역 또한 이곳이다. 올레길에는 이러한 아픈 역사의 현장을 많이 볼 수 있다.
▲ 군산오름 제주도 최남단 마라도, 갑하도, 형제바위, 송악산, 산방산 등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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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엉금엉금 기어서 봉우리에 올랐다. 제주도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느낌이다. 먹구름이 가득한 것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다. 하산을 서둘렀다.
▲ 안덕 계곡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계곡이다. 300여 조의 식물과 기암괴석의 숨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제주에서 제일 아름다운 계곡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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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계곡 중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계곡이 아니라 숲이다. 숲이 아니라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과 평평한 암반 바닥은 마당이다. 둘러앉아 친구들과 풍류를 즐기고 싶은 곳이다. 나무향기와 새소리, 물소리가 세상 시름을 잊게 한다.
300여 종의 난대림 원시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으로 추사 김정희 등 많은 학자들이 찾았다고 한다.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감탕나무, 담팔수 등 하천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 화순금모래 해수욕장 뒤로는 산방산이 앞으로는 가파도, 마라도, 형제섬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금빛 모래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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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9코스 종점인 화순금모래 해수욕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화순금모래해수욕장은 뒤로는 산방산이 앞으로는 가파도, 마라도, 형제섬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금빛 모래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종점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4시 20분, 약 5시간이 걸렸다. 예상보다 2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연간 100만여 명, 지금까지 1000여 명이 완주했다는 올레길이다. 가족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드디어 해냈다.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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