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택진 대표'가 이상하다는 창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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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진이형'은 이상한 사람이에요. 아직도 대표잖아요."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유명 기업 창업자 가운데 아직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등 성공한 창업자들 뒤에는 대표라는 호칭 대신 생소한 단어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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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택진이형’은 이상한 사람이에요. 아직도 대표잖아요."
얼마전 기자와 만난 창업자 A씨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유명 기업 창업자 가운데 아직 ‘대표이사’ 직함을 달고 있는 사람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등 성공한 창업자들 뒤에는 대표라는 호칭 대신 생소한 단어가 붙어있다.
회사 오너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경영의 효율화'다. 회사 규모가 커지다 보니 분업화와 전문화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대표는 모든 직장이 꿈꾸는 자리다. 그런데 회사의 주인인 창업자들이 짠듯이 모두 대표 명함을 버린 이유가 효율 때문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안다. 사실은 창업자 사이에 '더러워서 대표 못하겠다'는 공감대가 있다.
창업자 대부분이 잠재적 범법자다. 디시인사이드의 설립자 김유식 대표는 최근 서울강남경찰서에 갔다왔다. 혐의는 동물보호법 위반. 디시 갤러리에서 한 유저가 눈이 파인 물고기 사진을 올렸는데 그걸 본 누군가가 김 대표를 동물학대방조로 고발했다.
결국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김 대표에게 강남경찰서는 친구집처럼 친숙한 곳이다. 두어달 전에도 같은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갔다왔다. 김 대표는 창업자지만 오너는 아니다. 최대주주는 따로 있다. 만약 그가 오너라면 명함에 대표란 단어를 파냈을 것이다.
김 대표가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경찰서나 법원, 고용노동청 같이 일반인들이 두려워하는 곳에 본의 아니게 갔다 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 주소변경등기’ 제도란게 있다. 대표이사 주소를 법인등기부 등본에 써 넣어야 한다. 이사를 가는 경우 반드시 등기 변경을 해야 한다. 문제는 이걸 알고 창업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기자가 만난 여러 스타트업 대표도 이 제도를 몰라서 벌금을 냈다고 했다.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1월 도입한 중대재해처벌법도 대표이사들에게 큰 부담이다. 사업장에서 사망 등 중대 재해가 생기면, 대표는 1년 이상의 징역 살이를 해야하거나 억대의 벌금을 내야한다.
대표가 아닌 대부분 창업자들이 회사에선 대표 역할을 한다. 이상한 건 대표이사로 책임 경영을 하는 김택진 대표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이 상황이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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