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성과주의 그늘인가…삼성 성과급 '부익부빈익빈'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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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성과급을 얼마나 지급할 지 공지한 뒤 박탈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봉 47~50%,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29~33%, 네트워크사업부는 22~26%, 삼성전기는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디) 등 반도체 기판 담당 패키지솔루션사업부에 18~19%의 성과급을 준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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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혹한기에도 작년 수준 대우
생활가전부 5~7%, 최대 10배 차이
상대적 박탈감 호소 직원 적지 않아
글로벌 복합위기 속 내년 임단협서도
성과주의 기조 적용될지 관심 커져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성과급을 얼마나 지급할 지 공지한 뒤 박탈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다. 분명한 것은 잘 나가는 사업 부문과 부진한 조직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삼성의 전자, 전기, 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는 최근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일제히 공지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봉 47~50%,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29~33%, 네트워크사업부는 22~26%, 삼성전기는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디) 등 반도체 기판 담당 패키지솔루션사업부에 18~19%의 성과급을 준다고 공지했다. 반면 삼성전자 DX부문의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18~22%, 생활가전사업부는 5~7%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기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담당 컴포넌트사업부는 15~16%, 카메라 모듈 담당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12~14%를 받았다.
성과급은 말 그대로 얼마나 그때그때 성과를 따져 주는 돈이다. 미리 정해 놓은 연봉과 달리 차이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 사업부별 성과급이 많게는 10배 차이가 난다는 점을 업계 관계자들이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279조원 매출을 올렸을 때 DS부분은 연봉의 50%를 받았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혹한기를 맞아 떨고 있다. 프린터 용지도 함부로 쓰지 말라고 직원들을 쥐어짜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전사 영업이익의 47.2%를 차지할 정도로 성과가 높은 핵심 조직을 대우해 줬다는 평가다. 중소형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사업 재편을 비교적 매끄럽게 해내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새로운 먹거리인 FC-BGA 사업에 연착륙한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의 지급률이 높은 데 대해서도 큰 이견은 없다.
다만 이런 성과주의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는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기업분석기관 CXO연구소는 삼성 계열사 매출이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6~20% 정도로 본다. 돈은 실력이다. 삼성의 조직문화, 논공행상, 인사체계, 사회공헌활동(CSR) 등은 한국 모든 기업의 벤치마크 대상이다.
삼성 성과주의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3040세대를 대폭 중용하는 임원인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또 우수 인재의 동기부여에 차등 성과급이 탁월한 효과를 낸다는 평가도 있다. 가뜩이나 해외 기술유출 문제로 골치가 아픈 상황인 만큼 인재 관리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올해 한국경제 전체가 '3고'(환율 금리 물가상승)와 반도체 수요급감 등 복합위기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DS부문 임직원이야 어려운 와중 두둑한 성과급을 받아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같은 '삼성맨'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던 생활가전사업부 임직원이 느끼는 박탈감은 상상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최저 5%'를 받은 사람과 '최고 50%'를 받은 사람이 같은 회사 사람이냐고 되묻는 직원들도 많다.
사측이 이 같은 기조를 내년 임금·단체협약에도 적용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성과급은 맛보기고 연봉이 진짜'란 것이다. 사측이 비상경영체제 위기를 거론하며 올해 인상분 9%까지는 어렵다는 메시지를 노측에 전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전체 임금은 찔끔 올리고 고성과자들만 대우를 받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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