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셀트리온 '919억 규모' 계약 해지 두고 공방전

휴마시스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법적 대응할 것"
셀트리온 "납기 지연 따른 정당한 축소"

[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휴마시스와 셀트리온의 919억원 규모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 계약 해지를 두고 양사가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휴마시스는 셀트리온 측이 과도한 요구를 해왔다고 주장하는 반면, 셀트리온은 납기 지연에 따라 정상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는 입장이다.

30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지난 1월22일 셀트리온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최초 계약금액은 약 1336억원이다. 이 중 약 447억원이 계약에 따라 이행된 반면, 나머지 919억원은 셀트리온 측이 일방적으로 해지했다고 휴마시스는 주장했다. 계약 이행률은 약 32.69%다.

휴마시스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4월28일 미국의 코로나 진단키트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계약기간을 4월30일에서 이달 31일까지로 연장했다.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은 사실과 다르고 부당하게 과도한 요구를 했다"며 "이번 계약 해지는 셀트리온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에 따른 것으로, 법적 대응을 위한 법률검토를 하고 있으며 손해배상 청구 등을 비롯한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휴마시스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무엇이 과도한 요구인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의 과실에 따른 정당한 계약 축소라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전날 공시를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의 납기 지연에 따른 시장 적기 공급 실패가 발생했다"며 "이후 코로나19 환경의 변화 등을 사유로 공급계약 금액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휴마시스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이유로 든 납기 지연 발생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양사가 코로나19와 관련해 맺은 공급계약은 총 4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휴마시스와 셀트리온의 코로나19 관련 제품들의 총 계약규모는 약 4012억원"이라며 "이 중 2979억원인 74.26%가 이행됐고 이번 해지 공시를 포함한 총 1033억원의 25.74%가 미이행됐다"고 전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