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황제 '펠레', 천국의 그라운드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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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라는 본명보다 '펠레'라는 애칭으로 세상의 모든 축구팬들에게 불렸던 축구 황제가 우리 시각으로 12월 30일(금) 이른 새벽에 세상을 떠났다.
축구 할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펠레는 어쩌면 최근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의 기쁜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에게 전하기 위해 서둘렀는지도 모른다.
브라질의 '바바', 독일의 '파울 브라이트너',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킬리안 음바페' 그리고 우리 축구팬들의 영원한 황제 '펠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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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기자]
▲ 펠레를 추모하는 국제축구연맹 누리집(FIFA.com) |
ⓒ FIFA |
이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라는 본명보다 '펠레'라는 애칭으로 세상의 모든 축구팬들에게 불렸던 축구 황제가 우리 시각으로 12월 30일(금) 이른 새벽에 세상을 떠났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병원에서 현지 시각으로 12월 29일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슬픈 소식이 흘러나왔다.
축구 할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펠레는 어쩌면 최근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의 기쁜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에게 전하기 위해 서둘렀는지도 모른다. 축구에 진심인 두 나라의 전설들이 이제 천국의 그라운드에서 함께 뛸 수 있게 된 셈이다.
등번호 10번을 모든 축구 선수들에게 꿈의 번호로 인식하게 만든 펠레는 겨우 17살에 뛴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믿기 힘든 월드컵 역사를 열었다.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득점 선수, 최연소 해트트릭 주인공, 최연소 결승전 득점 선수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붙는 공식 수식어가 즐비하다.
바로 그 월드컵 개최국 스웨덴과의 게임에서 펠레가 넣은 골은 지금 축구팬들에게 흑백 화면으로도 강렬했다. 왼쪽에서 넘어온 로빙 크로스를 스웨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낸 순간도 놀랍지만 그 첫 번째 터치로 마크맨 한 명을 따돌린 것도 모자라 커버 플레이에 나선 두 번째 수비수까지 기막힌 발등 터치로 따돌린 뒤 공이 잔디 위에 닿기도 전에 오른발 발리슛으로 차 넣은 것이다. 이에 FIFA는 이 장면을 펠레의 월드컵 득점 No.1으로 남겨놓았다.
▲ 네이마르와 함께 활짝 웃는 펠레 지난 100년의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혀온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가 29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펠레는 1958년, 1962년, 1970년 세 차례 월드컵 대회 우승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다. 사진은 브라질 산투스에서 펠레(오른쪽)와 네이마르가 펠레의 전 소속팀 브라질 클럽 산투스의 100주년 기념행사 도중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 AP=연합뉴스 |
축구팬들은 물론 수많은 현역 축구 선수들도 일제히 추모의 메시지를 띄웠다. 그들 중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더 특별한 감정을 담을 수밖에 없다. 메시와 호날두는 '펠레'를 포함하여 우베 젤러, 미로슬라프 클로제(이상 독일)와 함께 월드컵 4회 이상 득점 선수 명단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펠레의 엄청난 득점 기록들도 놀랍지만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6개의 어시스트 기록을 남겨 이 부문 최고의 선수로 남아 있다. 그의 뒤를 잇는 5어시스트 기록들이 1974년 로베르트 가도하(폴란드), 1982년 피에르 리트바르스키(서독), 1986년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1994년 토마스 헤슬러(독일)까지 이어졌다.
프랑스의 놀라운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최근 두 번의 월드컵에서 믿기 힘든 실력을 뽐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듯하다. 어쩌면 펠레의 1958년 앳된 얼굴과 가장 비슷한 얼굴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음바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우승)에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준우승)에 이르기까지 두 대회 연속 결승전 득점 기록을 찍은 최고의 공격수다. 최근 끝난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는 해트트릭까지 이루었으니 더 그렇다. 펠레의 17살 월드컵을 떠올리듯 믿기 힘든 오른발 발리슛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두 차례 이상 월드컵 결승전에서 골을 터뜨린 선수는 단 다섯 명 뿐이다. 브라질의 '바바', 독일의 '파울 브라이트너',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킬리안 음바페' 그리고 우리 축구팬들의 영원한 황제 '펠레'다. 고개 숙여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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