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잡은 승리 놓친 신태용, 준결승에서 박항서 만나나?

심재철 2022. 12. 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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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장의 1이라는 숫자만큼 묘한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 게임이다.

상대 팀을 이기기 위해 1골이면 충분할 것 같은 게임 흐름이 이어지다가 공교롭게도 상대 팀 선수가 1명 퇴장당했으니 거짓말처럼 짜 놓은 완승 시나리오 같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상대 팀에게 내준 유효 슛 1개로 그것은 물거품이 됐다.

1명이 적은 숫자로 버티면서 79분에 만든 단 한 번의 기회를 천금의 동점골로 찍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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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 챔피언십 2022 A조] 인도네시아 1-1 태국

[심재철 기자]

 인도네시아의 나데오 아르가 위나타(오른쪽)가 12월 29일 목요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2022 A조 축구 경기에서 태국의 에카니트 파냐(왼쪽)와 공을 다투고 있다.
ⓒ AP Photo/ 연합뉴스
 
축구장의 1이라는 숫자만큼 묘한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 게임이다. 상대 팀을 이기기 위해 1골이면 충분할 것 같은 게임 흐름이 이어지다가 공교롭게도 상대 팀 선수가 1명 퇴장당했으니 거짓말처럼 짜 놓은 완승 시나리오 같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상대 팀에게 내준 유효 슛 1개로 그것은 물거품이 됐다. 2년 전 이 대회 결승전에서 당한 패배의 아픔을 홈팬들 앞에서 멋지게 씻어내고 싶었지만 인도네시아의 뒷심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도네시아 남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9일(목) 오후 6시 30분 자카르타에 있는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FF(아세안축구연맹) 챔피언십 A조 태국과의 홈 게임에서 1-1로 아쉽게 비겼다. 골 득실차 기준 1골 차이(태국 10득점 1실점, 인도네시아 10득점 2실점)로 현재 순위가 갈렸고 다음 달 2일 '태국-캄보디아'(탐마삿 스타디움, 빠툼타니), '필리핀-인도네시아'(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 마닐라) 두 게임 결과로 준결승 진출 팀을 알 수 있다.

K리거 '아스나위'가 만든 페널티킥
 
 2022년 12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AFF(아세안 축구 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 컵 2022 A조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축구 경기에서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
ⓒ EPA/연합뉴스
 
자카르타에서 열린 게임이다보니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기세가 등등했다. 이 분위기에 압도된 태국 골키퍼는 38분 15초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수비수에게 패스하려는 공을 인도네시아 공격수에게 빼앗긴 것이다. 슛 각도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이 절호의 기회에서 위탄 술라에만의 왼발 인사이드 슛은 야속하게도 태국 골문 왼쪽 옆그물로 굴러갔다. 회전수가 모자란 듯 보였다. 

득점 없이 후반전에 접어든 게임에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K리거 아스나위(안산 그리너스 FC)의 활약이 눈부셨다. 48분 과감한 방향 전환 드리들에 이은 왼발 슛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바로 앞에서 태국의 주장 티라톤 분마탄이 돌아서며 왼팔로 막은 것이 핸드 볼 반칙이었다.

이 11미터 득점 기회를 인도네시아 플레이 메이커 마크 클로크가 오른발 슛으로 정확하게 차 넣었고 인도네시아의 분위기는 홈팬들과 함께 최고조에 이르렀다. 12분 뒤에는 태국 후반전 교체 선수 산라왓이 퇴장까지 당했으니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축구는 이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태국 선수들이 보여주었다. 1명이 적은 숫자로 버티면서 79분에 만든 단 한 번의 기회를 천금의 동점골로 찍어낸 것이다. 인도네시아 수비수들이 오른쪽 측면에서 경솔하게 빌드 업을 시도하다가 공을 빼앗긴 것이 화근이었다. 태국 미드필더 보르딘 팔라가 가운데 쪽으로 밀어준 공을 받은 사라치 유옌은 인도네시아 페널티 구역 반원 밖에서 과감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사라치 유옌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이 인도네시아 리키 캄부아야 몸에 맞고 살짝 포물선을 그리는 아리랑 볼이 되는 바람에 동점골이 된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이 A조 순위를 결정낼 수 있게 된 셈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나란히 2승 1무로 승점 7점이 되었고 골 득실차(태국 10득점 +9, 인도네시아 10득점 +8)로 태국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제 두 팀은 다음 달 2일 각각 캄보디아(3위)와 필리핀(4위)을 만나야 하는데 태국은 빠툼타니에서 열리는 홈 게임, 인도네시아는 마닐라에서 열리는 어웨이 게임이기 때문에 최종 순위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조별리그 최종 순위 A조 1위 자리가 필요한 이유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상승세 베트남이 B조 1위로 준결승전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순위대로 조별리그가 끝난다면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준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AFF 2022 챔피언십 A조 결과
(12월 29일 오후 6시 30분,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자카르타)

인도네시아 1-1 태국 [득점 : 마크 클로크(49분 32초,PK) / 사라치 유옌(79분,도움-보르딘 팔라)]

A조 현재 순위(12월 29일)
1 태국 7점 2승 1무 10득점 1실점 +9
2 인도네시아 7점 2승 1무 10득점 2실점 +8

3 캄보디아 6점 2승 1패 9득점 5실점 +4
4 필리핀 3점 1승 2패 7득점 8실점 -1
5 브루나이 0점 4패 2득점 22실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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