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법썰]음식에 체모 뿌려 자작극 벌인 그 부부, 자녀상해·추행으로도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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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5일 포항 남구의 한 갈빗집.
부부 A씨(40·남)와 B씨(40·여)가 6만7000원어치 식사를 하다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며 항의한 뒤 돈을 내지 않은 채 식당을 떠났다.
심지어 A씨는 2019년 B씨가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집을 비웠을 때 딸에게 "말을 잘 들어야만 먹을 것을 사주고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며 위력으로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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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지난해 8월5일 포항 남구의 한 갈빗집. 부부 A씨(40·남)와 B씨(40·여)가 6만7000원어치 식사를 하다가 이물질을 발견했다며 항의한 뒤 돈을 내지 않은 채 식당을 떠났다. 실상은 미리 준비한 달걀 껍데기와 체모를 뿌린 것이었다. 식당 측은 "코로나19 시국이라 많이 힘든데 안타깝고 많이 속상하다"고 호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SBS '모닝와이드'와 방송 뉴스 등을 통해 '진상 손님'으로 세상에 알려져 대중의 공분을 산 이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혼 부부인 이들은 B씨가 데려온 자녀를 2018년부터 함께 양육했다. 딸(당시 12세)과 아들(당시 4세)은 A씨를 '아빠'라고 불렀다.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부부 측은 주거지와 강원도의 한 리조트 등에서 아들을 수차례 때려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 등 상해를 가했다. 아들은 표정과 말투까지 어눌해지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지만, 병원조차 가지 못해 결국 '지속성 식물상태' 진단을 받게 됐다.
이들은 '포항 갈빗집' 사기 혐의와 더불어 아동학대처벌법(아동학대중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심지어 A씨는 2019년 B씨가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집을 비웠을 때 딸에게 "말을 잘 들어야만 먹을 것을 사주고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며 위력으로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까지 받는다.
1심은 두 사람의 사건을 분리하고 B씨에 대해 우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도 함께였다. 1심 재판부는 "약간의 조치만 취했어도 현재처럼 중한 상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편이 구속될 것을 우려해 2년3개월 남짓 도피생활을 하는 중 (포항 갈빗집) 사기 범행까지 저질렀다"고 밝혔다. B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지난 21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원종찬 부장판사)도 B씨에 대한 형량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강압적인 남편에게 상당 수준 이상으로 경제적·심리적으로 예속돼 있어 피해자(아들)에 관한 조처를 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기 사건 피해자와는 합의했다"면서도 "친모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어린 피해자를 돌봤어야 하지만, 상해 등으로 잘 걷지도 못하는 등 눈에 띄는 이상 징후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현재 식물인간 상태에 놓여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질책했다.
B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고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고 했다. A씨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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