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쇼크에 2차전지株·ETF도 줄줄이 내리막
서학개미, 12월에 테슬라 주식 2200억원어치 매수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이민지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한 달 만에 30%나 빠지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주는 물론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도 줄줄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당분간 2차전지 관련주와 ETF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전 거래일 대비 0.23% 하락한 43만55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62만9000원에서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한 달(11월 30일~12월 29일) 기준으로 보면 약 25.81% 넘게 빠졌다. 다른 2차전지 관련주의 하락폭도 컸다. 삼성SDI는 19% 내렸고 엘앤에프(-21%), LG화학(-19%), SK이노베이션(-14%), LG화학(-19%), 포스코케미칼(-18%) 등도 하락했다.
2차전지 관련주의 부진에 2차전지 ETF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11월 25일~12월 26일) 2차전지 테마형 ETF는 평균 -15%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SOL 한국형글로벌전기차&2차전지 액티브'는 19.71% 하락했다. 'KBSTAR 2차전지 액티브'와 'KODEX 2차전지 산업'은 각각 14.07%, 'TIGER 2차전지 테마'도 13.32% 떨어졌다.
2차전지 관련주와 ETF가 줄줄이 내리막길을 걷는 건 테슬라 주가 급락 탓이다. 29일(현지시간) 테슬라는 8.08% 오른 121.82달러에 장을 마치며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 달 기준으로 보면 30% 넘게 빠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간)에는 하루 만에 11.41% 급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이후 약 70% 급락하며 뉴욕증시 대형주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200억달러(약 917조원)나 줄었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성장주의 매력도가 떨어진 데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 일론 머스크의 무리한 트위터 인수에 대한 부정적 평가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는 당분간 2차전지 관련주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를 요구하면서도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가 커지며 2차전지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유럽과 중국 중심의 전기차 수요는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내 배터리 수급은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낮아진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미국 내 수주 모멘텀 등으로 내년 2월부터는 2차전지 관련주들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가 수요 부진과 오너 리스크에 휩싸이며 '올해 최악의 주식'이란 오명을 썼지만, 테슬라에 대한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의 맹목적인 사랑은 여전하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지난 11월 28일부터 지난 29일까지 국내 해외주식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 모은 주식은 테슬라로 규모는 2200억원에 이른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나스닥 100지수 상승분의 3배를 이익으로 누릴 수 있는 ‘프로쉐어울트라프로QQQETF’(1120억원)인데, 테슬라 순매수 규모의 절반에 불과하다. 테슬라 주가가 한 달 동안 37% 넘게 빠지자 저가 매수에 나서거나, 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서학개미들의 저가 매수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일론 머스크의 정치 이슈가 끊이지 않고, 경기 침체로 구매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단기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가진 위상과 자율주행, 로봇 생산 등 신사업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접근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자 팬덤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어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자율주행, 로봇, 저궤도 통신 등 관련 기술의 발전이 테슬라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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