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왕 펠레, 영원히”…메시·네이마르·호날두 일동 애도

권남영 2022. 12. 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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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위대한 스포츠맨, 그 이상”…세계 축구계 추모 물결
2012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펠레(가운데)가 메시(왼쪽)와 네이마르에게 어깨동무를 한 모습. AFP연합뉴스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82)가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 축구계는 슬픔에 잠겼다. 현 축구계를 이끄는 스타 선수들은 일제히 추모에 동참했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 에이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는 펠레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30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에 펠레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펠레 이전에 ‘10번’은 하나의 번호에 불과했다. 어디선가 이 문구를 봤는데, 이 아름다운 문장은 미완성이다. 나는 ‘펠레 이전에 축구는 단순히 스포츠에 불과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애도했다.

네이마르는 현재 브라질 대표팀에서 펠레가 과거 달았던 등번호 10번을 쓰고 있다. 그는 “펠레는 모든 걸 바꿨다. 그는 축구를 예술로, 엔터테인먼트로 바꿨다”면서 “펠레는 특히 가난한 사람들, 흑인들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축구와 브라질은 ‘왕’의 덕분에 지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마법은 남을 것이다. 펠레는 영원하다!”고 고인을 기렸다.

펠레와 네이마르. 네이마르 인스타그램 캡처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며 여러 기록에서 펠레를 소환했던 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도 인스타그램에 펠레와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편히 잠드소서”라고 추모했다.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는 “영원한 왕 펠레에게 단순히 ‘안녕’이라고 하는 건 지금 축구계 전체를 감싼 고통을 표현하기엔 부족할 것이다. 그는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기준이 되는 존재”라며 “그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며, 그에 대한 기억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펠레와 호날두. 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카타르월드컵 득점왕(8골)인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도 “축구의 왕은 우리를 떠났지만, 그의 유산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는 “천국은 새로운 별을 얻었고, 축구계는 영웅을 잃었다”고 했다.

펠레와 미국 뉴욕 코스모스에서 함께 뛰었던 독일 축구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는 “축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를 잃었고, 나는 가장 특별한 친구를 잃었다”면서 “1977년에 미국에 간 건 그와 같은 팀에서 뛰고 싶어서였다. 그와 함께 뛴 건 내 커리어에서 가장 멋진 순간이었다. US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그가 내게 ‘형제’라고 부른 건 내겐 상상할 수 없는 영광이었다”고 돌이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월드컵을 든 펠레의 흑백 사진으로 바꾸고, 그의 업적을 소개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펠레는 월드컵에서 3회 우승한 유일한 선수였고, 그의 기술과 상상력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는 다른 어떤 선수도 꿈꾸지 못할 일들을 해냈다”며 “그의 삶은 축구 그 이상이었다. 그의 유산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펠레의 육체적 존재를 잃은 것을 애도하지만, 그는 오래전에 불멸의 존재가 됐고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현역 시절 펠레. 펠레 인스타그램 캡처


브라질축구협회는 “펠레는 역대 가장 위대한 스포츠맨 그 이상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새로운 브라질을 선사했다”고 업적을 기렸다.

펠레가 현역 시절 가장 오래 뛴 클럽인 브라질 산투스는 SNS에 왕관 사진과 함께 ‘영원한’이라는 수식어로 펠레를 표현했고, 현역 시절 경기 영상과 ‘킹 펠레,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유럽축구협회(UEFA), 잉글랜드축구협회(FA)를 비롯한 유럽 각국 협회와 구단들도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UEFA는 “펠레는 축구의 첫 번째 ‘글로벌 슈퍼스타’였고, 축구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로 성장하는 데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펠레를 “우리의 스포츠를 초월하고, 놀라운 커리어를 통해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비범한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표현하며 애도 메시지를 냈다.

3개의 월드컵 우승컵은 든 펠레. 펠레 인스타그램 캡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펠레의 부고를 전하며 “축구는 왕을 잃었다”고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펠레는 올림픽 가치의 진정한 신봉자이자, 올림픽 성화의 자랑스러운 운반자였다. 그에게 올림픽 훈장을 수여한 건 특권이었다”고 전했다.

펠레는 올림픽에 출전한 적은 없지만, 1999년 IOC가 각국 올림픽위원회(NOC)를 상대로 한 실시한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 투표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대장암으로 투병해 온 펠레는 현지시간으로 29일 오후 3시27분 사망했다. 이날 펠레의 인스타그램에는 “오늘 평화롭게 세상을 떠난 ‘황제’ 펠레의 여정에는 영감과 사랑이 깃들었다. 그는 스포츠에 관한 천재성으로 세계를 매료했고, 전쟁을 멈추게 했고, 전 세계에서 사회적 사업을 수행했으며, 우리의 모든 문제에 대한 치료법이라고 믿었던 사랑을 퍼뜨렸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 말미에는 “그의 오늘 메시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 됐다”면서 펠레가 인류에게 보내는 유언이 담겼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영원히.”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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