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서혜진도 방송국 바뀌니 역부족…아직은 콘텐츠보다 플랫폼이 우위?

장수정 2022. 12. 30. 08: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스터트롯2’, 첫 방송 시청률 20% 돌파
‘불타는 트롯맨’ 두배 이상 기록하며 압도

서혜진 PD를 앞세워 TV조선에 맞불 작전을 펼친 MBN이 크게 밀리고 있다. 8%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것도 잠시, ‘미스터트롯2’는 첫 방송부터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불타는 트롯맨’을 압도한 것이다.


물론 단번에 ‘미스터트롯’ 시리즈의 영향력을 뒤집을 수는 없겠으나, 이 시리즈를 탄생시킨 서 PD의 인지도 또는 역량이 일으킬 반전 결과를 기대하는 이들도 없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아직은, 특히 충성도 높은 중, 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의 경우엔 방송국, 즉 플랫폼이 먼저라는 것을 이번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미스트롯’ 시즌1, 2부터 ‘미스터트롯’까지. TV조선에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하며 트로트 붐을 주도했던 서혜진 PD가 최근 독립해 새 오디션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MBN과 손을 잡고 ‘불타는 트롯맨’을 선보이며 ‘미스터 트롯2’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MBN 또한 ‘불타는 트롯맨’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화요일 오후 9시 10분 황금 시간대에, 180분 이상의 러닝타임을 확보한 ‘불타는 트롯맨’은 첫 방송 시청률 8.3%를 기록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2회 또한 11.8%를 기록, 상승세를 보여주면서 ‘나쁘지 않은 출발’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미스터트롯2’와 비교하면 다소 초라하다. 지난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미스터트롯2’는 첫 회 만에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원조’의 저력을 보여줬다. 경쟁작의 두 배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불타는 트롯맨’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기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과 ‘유사하다’는 지적은 있으나, 오히려 ‘오픈 상금제’ 도입 등을 통해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등 ‘불타는 트롯맨’ 콘텐츠 자체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재미 면에서는 ‘불타는 트롯맨’이 더 낫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미스트롯’ 시즌1, 2와 ‘미스터트롯’이 쌓은 성과가 ‘불타는 트롯맨’ 한방에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를 탄생시킨 서 PD가 나서고, 이렇듯 밀리지 않는 퀄리티를 보여준다면 의외의 반전을 쓸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없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콘텐츠가 아닌, 채널, 즉 플랫폼 영향력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TV 앞에서 본방 사수를 시청하기보다는 이후 OTT, VOD 서비스 등을 통해 콘텐츠를 감상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하는 콘텐츠들도 없지는 않다. 0.9%의 시청률로 시작해 이후 15%를 넘기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례까지 나오면서 이제는 플랫폼보다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쏟아졌었다.


다만 이것이 어디까지나 SNS 또는 새로운 플랫폼 활용에 능숙한 젊은 층에 한정된 면이 없지 않았고, 이에 중, 장년층을 본격 겨냥하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엔 이 결과를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지난 2014년에는 엠넷이 ‘트로트를 부활시키겠다’며 트로트 프로그램 ‘트로트 엑스’를 선보였으나 실패를 맛본 바 있다. 당시 ‘슈퍼스타K’ 시리즈를 흥행시키며 ‘오디션 프로 강자’라는 평을 받던 엠넷이 태진아, 설운도, 박현빈 등 신구 트로트 스타까지 캐스팅하며 트로트에 도전했지만, 결국에는 시청률도, 화제성도 잠잠하게 끝이 났었다. 혹은 반대로 ‘마녀의 연애’ 등을 통해 트렌디한 주제를 다룰 땐 실패하던 MBN이 사극 ‘보쌈: 운명을 훔치다’를 통해 반등의 기회를 잡기도 하는 등 콘텐츠가 결국에는 플랫폼 성격을 뛰어넘지 못한 사례들이 이어졌던 것.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도전이 가능해지고, 이에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나오곤 하지만 그럼에도 플랫폼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며, 시청층까지 함께 고려하는 더욱 영리한 전략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