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내게 친구이자 평생을 함께한 동반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외롭기도 슬프기도 하는데 나는 정말 그 순간마다 소리를 했다. 힘든 감정이 생길 때 차안에서든, 집에서든 판소리만큼 날 위로하는 것이 없었다."
소리인생 65년, 안숙선 명창은 판소리를 자신의 친구이자 평생 함께할 동반자라고 소개한다.
안숙선 명창은 1986년 첫 완창 무대 이후, 2010년부터 해마다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송년판소리 프로그램을 지켜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화재가 된 ‘영원한 춘향’,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후 첫 완창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사람이 살다보면 외롭기도 슬프기도 하는데 나는 정말 그 순간마다 소리를 했다. 힘든 감정이 생길 때 차안에서든, 집에서든 판소리만큼 날 위로하는 것이 없었다."
소리인생 65년, 안숙선 명창은 판소리를 자신의 친구이자 평생 함께할 동반자라고 소개한다. "한마디 말보다 그냥 소리 한 자락 잘 되면 마음이 풀어져버린다"는 그는 오는 31일 국립극장 송년판소리 '춘향가' 무대에서 다시금 자신의 동반자이자 분신을 대중앞에 내놓는다. 1998년 최초의 완판 장막 창극 '춘향전'에서 강렬한 인상의 춘향으로 관객에게 각인된 그는 지난 9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로 지정됐다. 이번 공연은 문화재 지정 후 안 명창이 선보이는 첫 춘향가 완창무대로 그 의미가 깊다.
29일 서면으로 만난 안 명창은 10년 만에 오르는 춘향가 무대를 두고 "이번 공연은 스승 만정(晩汀) 김소희 선생님의 소리를 더 올곧이 전하라는 책무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비록 제 힘은 떨어지겠지만 소리만큼은 대중 앞에 제대로 전달드리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향이 남원인 안 명창은 데뷔 이후 '영원한 춘향'으로 불리며 자신만의 특별한 춘향가를 소화해왔다. 그래서인지 춘향이란 인물이 늘 친숙하고 가까웠다는 그는 "요즘 나이가 들면 목도 나이가 든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청의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소리를 내다보면 본인만이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소리에는 공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목 관리를 잘 해야겠다고 느끼고, 참 판소리라는 것이 연습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고 고백한다.
안숙선 명창은 1986년 첫 완창 무대 이후, 2010년부터 해마다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송년판소리 프로그램을 지켜왔다. 특별한 이유보다 관객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하고 싶었다는 그는 "한 해 동안 우리 소리를 사랑하는 분들께 감사 인사를 무대에서 전하는 시간으로 후배들과 함께 준비하는 귀한 시간"이라고 소개한다.
1957년 여덟 살 나이에 국악을 시작한 그는 여성 명창시대를 개척한 진채선을 필두로 이화중선, 박녹주, 김소희로 이어진 계보의 끝을 여전히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대충해선 안 된다. 목숨 걸고 소리를 해야 대중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며 소리 연습에만 매진해온 그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재해석 되는 국악 무대와 후진들을 눈여겨보며 생각을 가다듬는다고 말한다. "세상에는 우리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고 뛰어난 음악이 많이 있는 만큼, 좋은 음악과 우리 소리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지는 작업은 위대한 과정"이라 설명한 그는 "다만 우리 음악이 가진 기본, 그 기본만큼은 지켜져야하고, 우리 음악에 대한 실력이 기본돼야 세계에 우리 것으로 내놓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65년을 걸어온 소리의 길이지만 여전히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계획이 창창하다. 안 명창은 "더 늦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먼저 어린이들을 위한 작업을 꼭 해보고 싶다"며 "어릴 때 우리 음악을 많이 접해야 커서도 국악이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고 접근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부를 수 있는 국악동요나 민요를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송년판소리 공연은 오는 3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진행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석유는 신의 선물이야"…기후대책 유엔회의서 찬물 끼얹은 사람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이렇게 많은 돈이' 5만원권 '빽빽'…62만 유튜버에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