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방역완화는 '양날의 검'…"단기 악재지만 세계 경제회복 앞당길 것"
한국 관광 늘면 확진자 7만명 훌쩍 넘을수도
다만 과도기 지나면 국내 경기회복에 도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가 내년 우리 경제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경제 개방은 우리나라 관광산업과 수출 등에 긍정적이지만, 이로 인해 코로나19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면 오히려 경기 침체를 앞당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확진자 증가로 국내외 경기 혼란이 클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 회복과 함께 국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中 여행객 늘면…국내 확진자 급증 우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최근 방역정책을 '제로코로나'에서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주춤하는 우리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우려도 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그동안 발이 묶였던 중국인 여행객이 대거 해외로 몰려나올 가능성이 커지자 미국 등 주요국이 코로나19 전이에 대비해 잇따라 입국 규제에 나서면서다.
중국이 내년 1월8일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를 시작하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중국인 여행객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여행 사이트 트립닷컴에 따르면 내년 1월 말 중국인의 해외 호텔 예약량이 지난해 대비 6배가량 증가했는데, 대상 도시는 서울과 도쿄, 방콕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됐다. 이는 국내 여행·관광·숙박·음식 업계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나 최근 7만명 이상으로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더욱 늘릴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드코로나로 단기적인 경기 위축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경우 의료시설과 의료진 부족이 심각해 갑작스러운 확진자 급증에 대응하기 어렵고, 이는 소비심리 위축과 정책 혼란으로 이어져 주변국 경기까지 악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같은 과도기만 지나면 중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2~3개월 정도는 확진자 급증으로 경제가 위축될 수 있지만 이 시기가 지나고 6개월 이상 흐르면 중국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초 방역조치를 푸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늘었으나, 이후 공포에서 벗어나 민간소비가 크게 늘며 회복기에 접어든 바 있다.
과도기 지나면 국내 경기 활력 전망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속도의 문제는 있겠지만 중국은 앞으로 위드코로나 방향으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영업실적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특히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이 증가할 수 있다. 반도체의 경우 그동안 글로벌 수요 감소와 중국 봉쇄로 실적이 크게 떨어졌는데 중국시장이 전환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많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국제경제학회장)는 "초창기에 비해선 코로나19의 강도가 약해졌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더라도 미국과 우리 경제에 심각한 충격은 주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방역조치가 풀리면 우리 경제에는 플러스이고,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예단하기 어렵지만 중국 당국은 춘절 전후로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며 "내년 2월 중순부터는 경제 활동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중 갈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올해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규제 등을 쏟아낸 바 있는데, 시장에선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국제 정세가 불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최근 '내년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 갈등에서 촉발한 분절화가 본격화하면 우리나라처럼 미국, 중국과 모두 교역이 활발한 국가일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경제 재개가 단기적으로 공급망에 타격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회복을 앞당기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셩 왕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28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중국의 방역완화에 따른 감염 확산과 노동력 부족, 공급망 혼란 증가가 단기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중국이 적절한 대비없이 방역 정책을 급격하게 전환하면서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이로 인한 혼란은 1월 초 최고조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사메르 사마나 웰스파고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재개는 유가를 끌어올리고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중국발 인플레이션은 내년 상반기 연방준비제도(Fed)의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본격적인 경제 재개에 따른 중국발 수요 개선이 글로벌 경제가 얕은 침체에 그치거나 연착륙으로 그칠 수 있게 만드는 완충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트레시스 게스션의 다니엘 라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시장이 기대할 가장 긍정적인 이벤트로 중국의 완전한 경제 재개를 꼽았다. 그는 "중국 경제 재개는 전세계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과 프랑스 경제에 호재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는 3년간 발이 묶여 있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주변국들이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홍콩과 싱가포르가 중국발 관광 수요에 힘입어 각각 2.7%, 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대만, 호주, 말레이시아는 0.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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