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민간기업에 입김 세진다… 2년차 본격 ‘정책 드라이브’

전성필,김경택 2022. 12. 3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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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차를 앞둔 윤석열 정부가 민간기업 '인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KT 지분을 가진 기업들이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때부터 윤석열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시각이 있어 기업들이 향후 구 대표를 지지할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29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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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부서 임명 인사 물갈이 시동
국민연금, KT 연임 반대표 시사
IBK기업은행장 교체 여부 관심


집권 2년차를 앞둔 윤석열 정부가 민간기업 ‘인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민간 영역의 역할이 커진 만큼 민간기업을 우호적인 ‘정책 파트너’로 삼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정부 압박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표적인 기업이 KT다. 구현모(사진) KT 대표는 지난 28일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연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례적으로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치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KT 이사회가 구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결정한 뒤 약 3시간 만에 반대입장을 내놨다. 서 본부장은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했다. 앞으로 의결권 행사 등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3월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분석한다. 국민연금은 KT 지분 10.35%를 보유한 KT의 최대주주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윤석열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우회적 압박에 들어갔다고도 본다. 윤석열정부는 디지털의 일상화, 6G·AI 등 미래기술 육성 등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KT를 정책 수행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가 KT 수장에 앉아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탓에 구 대표가 내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우호지분 확보에 실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T 지분을 가진 기업들이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신한은행은 각각 KT의 지분 7.79%, 5.58% 갖고 있다. KT와 지분교환을 단행한 것이라 일반적으로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때부터 윤석열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시각이 있어 기업들이 향후 구 대표를 지지할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29일 말했다.

금융권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의 역할이 커진 만큼 정부의 입김도 한층 세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NH농협금융 회장에 내정된 데 이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돌연 자진사퇴를 선언하며 3연임을 포기하면서다. 주요 금융그룹 수장에 현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대 관심사는 내년 3월 두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내린 중징계에 대해 “최고경영자인 손 회장에게 라임 펀드 책임이 명확하게 있다”면서 사실상 연임 불가론을 띄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는) 여러 번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라고 압박했다. 차기 우리금융 회장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변수는 ‘낙하산 반대’ 여론이다.

앞으로 관치 금융이 노골화될지를 가르는 분수령은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 선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초 이 자리에는 정은보 전 금감원장 등 관료 출신이 거론됐다가 최근 기업은행 내부 차출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필 김경택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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