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발 코로나 재확산 우려, 대비 철저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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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 중국 확진자 4억 명, 국내서도 약품 사재기
이탈리아, 중국 입국자 조사했더니 절반이 양성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스럽다. 지난 7일 방역 완화 후 중국에선 4억 명가량의 확진자가 나온 걸로 추정된다. 심지어 홍콩 성도일보는 어제 쓰촨성 인구의 63%가 확진됐다는 표본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 전역의 감염자가 8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에서 약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모자라 한국까지 보따리상이 넘어왔다. 지난주 경기도 하남에서는 여행용 가방에 600만원어치 약을 구입한 중국인도 있었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내년 1월 8일부터 입국자의 시설 격리 조치를 해제한다. 사실상 국경 개방으로 3년간 유지해 온 ‘제로 코로나’ 정책의 최종 마침표를 찍는 셈이다. 발표 직후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검색량은 10배 폭증하고, 한국 항공 예약 건수는 400% 늘었다.
관광산업에 활기가 돋는 것은 반갑지만 갑작스러운 중국인의 대거 유입은 잠잠해져 가던 국내 팬데믹 상황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중국에서 들어온 항공기 2편을 전수조사했더니 각각 38%와 52%의 양성률을 보였다.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확진자가 연일 7만~8만 명대를 오가며, 감염재생산지수가 10주째 1을 넘고 있다. 29일 0시 기준 사망자(76명)는 9월 4일(79명) 이후 116일 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지금처럼 빗장을 풀어 둔다면 코로나19 재확산은 불 보듯 뻔하다. 2020년 2월 문재인 정부는 중국 입국을 초기에 막지 않아 확산 억제에 실패했는데, 이런 악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마침 오늘 정부가 새 검역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지금이라도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
일본은 당장 오늘부터 중국 입국자 전원을 검사하고 자국 내 4개 공항 이용만 허락했다. 인도·대만·말레이시아 등 이웃나라들도 중국 입국자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어제 미국도 중국에서 오는 이들의 경우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만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중국 보따리상의 약품 사재기도 막아야 한다. 감염병예방관리법에 따르면 1급 상황에서만 의약품 국외 반출 금지가 가능한데, 코로나19는 현재 2급이라 법 적용이 어렵다. 그렇더라도 몇 백만원씩 사재기하는 비정상 거래가 일어나지 않게 대량 판매 금지를 약국에 권고하는 등 비상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설 전후로 검토 중인 실내 마스크 해제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 기간은 중국 춘절 연휴와 겹쳐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릴 수 있다. 입국 검역을 강화해도 뒤늦게 양성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 실내 마스크를 해제해 위험을 키워선 안 된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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