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풀세트 접전 끝에 삼성화재 꺾고 9연승 질주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고공 비행이 이어졌다. 삼성화재를 힘겹게 꺾고 9연승을 질주했다.
대한항공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23. 25-21. 21-25, 19-25, 17-15)로 승리했다.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 윌리엄스가 팀내 최다인 24득점을 올렸고, 정지석도 20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15승 2패·승점44)은 3라운드 전승(5승)을 이어가면서 9연승을 이어갔다. 2위 현대캐피탈(11승 6패·승점33)과는 11점 차로 벌렸다. 삼성화재는 이크바이리가 31점, 김정호가 24점을 올렸으나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2연승을 마감한 삼성화재(4승 14패·승점15)는 최하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3라운드를 마쳤다.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 한선수가 코로나19로 결장했다. 한선수를 대신해 베테랑 세터 유광우가 선발 출전했다. 그동안 교체로 꾸준히 출전한 유광우는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범실이 좀 많았지만, 링컨을 앞세워 착실하게 득점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좋은 삼성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주포 아흐메드 이크바이리가 공격을 성공시켰고, 김정호도 공수에서 활약했다. 특히 삼성화재의 강한 서브가 범실 없이 잘 들어갔다. 21-21로 맞선 상황에선 이크바이리의 서브가 리시브를 흔들었고, 김정호가 백어택을 때려 역전까지 이끌어냈다.
그러나 대한항공엔 석석듀오가 있었다. 23-23에서 정지석이 이크바이리의 후위공격을 얼굴로 막아냈고, 곽승석이 서브 득점을 올려 1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승리의 기세를 이어갔다. 2세트 초반 연속 득점을 올리며 3-0으로 달아났다. 이후 꾸준히 3~4점 차 리드를 지켰다. 링컨-정지석-곽승석이 고르게 포인트를 냈다.
삼성화재는 두 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3세트에선 김정호의 공격이 더욱 매섭게 터지면서 꾸준히 앞서갔다. 대한항공이 범실을 쏟아내는 사이 강서브까지 터지면서 승리했다. 미들블로커 김준우도 멋진 블로킹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분위기를 탄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도 여유있게 승리하며 풀세트 경기를 이끌어냈다.
5세트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삼성화재가 앞서가면 대한항공이 따라붙었다. 대한항공의 해결사는 임동혁이었다. 6-7에서 연속 공격득점을 올려 8-7로 뒤집었다. 4세트까지 득점이 없었지만, 링컨을 대신해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삼성화재엔 김정호가 있었다. 강력한 서브로 10-9 재역전을 이끌었다.
승부는 듀스까지 가서야 끝났다. 대한항공은 김민재의 서브 득점에 이어 임동혁의 공격으로 기나긴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임동혁은 5세트에서만 6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오늘 어려운 경기였다. 두 세트를 따고 힘들게 경기했다. 나름 강하게 밀어붙여서 경기를 이긴 건 긍정적이다. 중요한 순간에 집중해서 이길 수 있는 부분이 대한항공의 강점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잘못 준비했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으로서 반성해야 한다.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를 우리 스스로 힘들게 끌고 갔다. 다시 분석하고 어떻게 해나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화재는 너무 잘 했다. 그들만의 스타일대로 잘 풀어갔다"며 "앞으로 좀 더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한선수, 유광우를 번갈아 썼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유광우가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백업 정진혁이 대기했지만, 넣진 않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 교체 부분에 대해선 후회되는 부분은 없다.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최적의 전술, 멤버 체인지를 실행했다. 유광우는 끝까지 잘 해줬다"고 말했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선수들이 해줘서 흐름을 잡았다. 그걸 놓치지 않고 잡았는데, 역시 대한항공의 선수층이 두터웠다. 쉽지 않은 상대라는 걸 느꼈다. 조금 부족한 걸 보완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정호가 해주는 역할이 크다. 득점력에서 잘 해주고 있다. 부상 없이 잘 해줬으면 한다. 리시브도 잘 버텨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로킹 5개를 잡아낸)김준우는 이제 시작인 선수다. 센터로 변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가능성을 보고 있다. 쫓아가는 발이 느리지 않다.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로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김상우 감독은 "전반기에 어려운 경기를 많이 했다. 후반기에는 전반기 막바지에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끝난 만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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