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약국' 뭔 일…인도산 시럽 감기약 먹고 아이 18명 사망
우즈베키스탄에서 인도산 감기 시럽약을 복용한 어린이 18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보건부는 인도 제약회사가 제조한 시럽을 복용한 어린이 21명 가운데 1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아동들이 복용한 약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제약회사 마리온 바이오테크가 제조한 것으로 감기 및 독감 치료제로 판매된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이 조사한 결과 해당 시럽에서는 독성 물질인 에틸렌글리콜이 검출됐다. 에틸렌글리콜은 주로 자동차 부동액이나 유리 세정액 등으로 쓰이지만 미량으로 의약품 제조에도 사용한다.
또 피해 아동들 가정에서는 의사 처방 없이 소아 기준을 초과한 용량의 해당 시럽을 아이들에게 먹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즈베키스탄 보건부는 이번 사고 후 피해 아동 사망 원인 분석과 필요한 조치를 제때 하지 않은 직원 7명을 해고하고, 모든 약국에서 해당 약품 판매를 중단하도록 했다.
우즈베키스탄 보안국은 이 약품을 수입한 자국 의약품업체 직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29일 "관련 정보를 접하자마자 인도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CDSCO)과 우타르프라데시주 약품 관리국이 공동으로 마리온 바이오테크의 제조시설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적절한 조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아프리카 감비아에서도 또 다른 인도산 시럽 감기약을 먹은 어린이 70명가량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의약품 생산국 가운데 하나로 '세계의 약국'으로도 불린다. 인도의 의약품 수출은 지난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수출액은 245억 달러(31조원)를 기록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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