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순천향병원에 사망자 몰린 이유... "응급실 아닌 영안실 간 것" [이태원참사_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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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에 부상자가 아닌 사망자만 대거 이송됐던 까닭이 드러났다.
일부는 '부상자 먼저 이송해야지 지연환자 먼저 이송하냐'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구급차가 충분히 여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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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남소연 기자]
▲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오른쪽)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29일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기관보고에서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사망환자 이송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다. 대체 어떤 경위에서 그런 지시를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을 충분히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일단 세 군데에 시신을 모아놨는데, 양쪽 사이드(가장자리)에 있는 시신들은 제가 직접 순천향병원으로 이송하라고 지시를 세 번에 걸쳐서 했다"며 입을 뗐다.
"시신들을 대로변에 뉘인 이유는 구급차가 이송하기 좋게끔 골목길에서 대로변까지 모아놓은 거다. 그런데 그 시신들을 CPR(심폐소생술)하는 과정에서, (사망자) 대부분이 여성이었는데 옷이 다 벗겨져 있었고 구경꾼들이 달려들어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소방관들은 구조나 CPR에 집중하느라고 그런 구경꾼들을 통제하지 못했다. 제가 이 상황을 더 이상 놔두면 큰일난다고 판단해서 해밀톤호텔과 투썸플레이스 앞 시신들은, 망자들은 순천향대병원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고, 다른 45구는 한 구 빼고 다목적체육관으로 이송했다.
일부는 '부상자 먼저 이송해야지 지연환자 먼저 이송하냐'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구급차가 충분히 여유 있었다. 전국에서 비발됐기 때문에. 그 구급차 일부는 부상자를 계속 후송했다. 그게 소방무전녹취록에 나온다. 일부는 망자를 태우고 순천향대병원으로 79구가 간 거다. 그 79구는 응급실로 간 게 아니라 영안실로 향했다."
▲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하지만 뒤이어 질의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순천향대병원에 전부 다 사망자를 보낸 꼴이다. 왜 응급환자를 보내서 살리지 않고 사망자를 보냈나"라며 최 서장을 질책했다. 조 의원은 "현장구조대원이 '환자가 많은데 왜 사망자를 먼저 데려가냐. 순천향에선 지연환자 더 이상 못 받는다고 한다'는데도 서장님은 계속 사망자를 순천향으로 보내라고 한다"며 "중대본이 구성됐으면 훨씬 더 (대응이) 적절했을 거라고 했는데,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범 서장은 "지휘팀장이 무전에다 대고 한 번 '부상자보다 사망자 우선해서 보내라'고 한 적이 있는데 명백하게 잘못된 무전이고 본인도 인정한다"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부상자보다 망자를 우선해서 보낸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부상자는 한쪽에서 병원으로 호송했다"며 "저도 (조 의원이 지적한 기록을) 봤다. 아마 구급대원 같은데 전체적으로 흐름을 파악 못해서, 자기 앞에 놓인 상황만 보고 얘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최종적으로 총 81명이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졌고 77명은 DMAT(재난의료지원팀, 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 의사의 판정을 받고 영안실로, 부상자 4명(CPR 환자 3명, 경상 1명) 중 CPR 환자 1명과 경상 1명은 치료 후 퇴원했다고 보충설명했다. 또 "구급차 통계를 보니 거의 60여대가 (현장에) 도착한 상태였다"며 "사상자 이송과 응급환자 이송이 동시에 이뤄진 건 맞다"고 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많이 대기했는데 환자가 많이 오지 않아서 활동을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라고 재확인했다. 그러자 최 본부장은 "응급환자가 나오는 병상정보는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병원 지정을 저희한테 알려준다. (예컨대) 순천향에 몇 명 수용할 수 있다는 게 웹에 뜬다"며 "그걸 확인해보고 나서 저희가 이송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원이) 가까운 데 있다고 다 갈 수 없고, 병상이 있어야 갈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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