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주식시장 광기 휘둘리지 마” [3분 미국주식]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주식시장의 광기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미국 SNS 플랫폼 트위터를 인수한 지난 10월부터 4분기 내내 테슬라 주식을 팔고 경영에도 소홀했지만, 직원들에게는 “장기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테슬라는 29일(한국시간) 마감된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 연일 경신하던 52주 신저가 행진을 소폭 반등으로 전환했다.
테슬라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3.31%(3.61달러) 상승한 112.71달러에 마감됐다. 마감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 28일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던 주가는 가까스로 방향을 바꿔 110달러 선을 되찾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상승 전환을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 겹겹이 악재가 쌓인 탓이다.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이유로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가동되지 않는다. 공장은 내년 1월 3~19일 재개장하지만, 중국 명절인 춘절과 겹치는 같은 달 20~31일 다시 멈춘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중국 내 감산은 내년 초까지 불가피하다. 이미 중국에서 테슬라 차량의 수요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던 차였다.
미국 내 테슬라 중고차 가격도 하락했다. 미국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는 “지난달 테슬라 중고차의 평균 가격이 5만5754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최고가였던 지난 7월 6만7297달러보다 17%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체 중고차 가격의 낙폭은 4%다. 테슬라 중고차의 낙폭이 유독 컸다. 이에 따라 테슬라 신차 수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심각한 악재는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다.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과 상품의 가치를 암호화폐에 연동했고, 지난 10월 중간선거를 전후로 기업 경영에 불리한 정치적 행보를 펼쳐왔다. SNS 플랫폼 트위터를 인수한 뒤 테슬라 경영에 소홀했고, 자신의 보유 주식도 팔았다. 이로 인해 테슬라 주가는 12월 들어 40%가량 폭락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은 테슬라에 대한 목표가를 내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250달러로 하향했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를 316달러에서 252달러로 내려 제시했다.
머스크는 4분기 마감으로 접어들 때 테슬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머스크가 이날 테슬라 직원들에게 4분기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메일에서 테슬라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주식시장의 광기에 휘둘리지 말라. 테슬라는 멋진 성과를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장기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 멀티플렉스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의 우선주(APE)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4.08%(0.46달러) 폭락한 1.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MC CEO 애덤 애런이 자신을 포함한 경영진의 급여 동결을 제안하고, 우선주의 유상증자 계획을 언급하면서다.
올해 내내 AMC의 주가를 결정해온 건 미국 커뮤니티 ‘레딧’ 회원들의 투자심리다. AMC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급등락한 ‘밈 주식’의 대표주로 꼽힌다. 우선주만 해도 AMC의 추가 현금을 조달할 수단으로 모든 주주에게 배당하면서 지난 8월 발행됐다.
티커로 설정된 ‘APE’는 유인원을 뜻한다. 레딧 회원들은 생각 없는 투자자를 유인원에 비유하고 조롱한다. AMC 우선주 티커는 레딧 회원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런이 성장을 장담할 수 없는 내년에도 자신의 몫부터 챙기자 주주들은 우선주 매물을 쏟아냈다.
미국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연이틀 5%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16%(1.75달러) 하락한 32.19달러에 마감됐다. 지난 28일에도 5.96% 떨어졌다. 폭설‧한파에 따른 미국 내 항공사들의 결항은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만은 수천대나 취소한 노선을 복구하지 못했다.
조종사·승무원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배정할 정도로 취약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디지털 시스템이 혼란을 가중했다는 지적을 불러왔다. 사우스웨스트 CEO 밥 조던은 지난 28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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