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배‧차‧소’에는 훈풍…혹한기에도 채용 늘리는 기업은
주요 대기업에서 ‘고용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지만, 성장 산업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난리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전자기업이나 배터리,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소재 관련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묶어 ‘배+차+소’라는 별칭까지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배터리 업계가 ‘몸집 키우기’에 가장 적극적이다. 미국 내 관세 혜택 등을 위해 현지 설비 등을 계속 늘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요한 배경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각 업체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8858명이던 직원 수가 1년 만에 1만105명으로 1247명(14.1%) 늘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SK온 역시 지난해 말 1512명에서 올해 6월 말에는 2140명(628명, 41.5% 증가)으로 조직을 키웠다. 삼성SDI도 지난해 상반기 말 1만1209명이던 직원이 올 상반기에는 1만1502명으로 늘어났다.
소재·바이오 기업들도 규모 꾸준히 키워
배터리 못지않게 포스코케미칼 같은 화학·소재 기업들 역시 조직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포스코그룹이 추진 중인 아르헨티나 염호 개발의 최대 수혜자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덕분에 지난해 상반기 1881명이던 이 회사 직원 수는 올해 상반기 2073명으로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같은 자동차부품 업체나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전환이라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힘입어 조직 규모를 키우고 있다면, 바이오 관련 기업들은 미래가 더 주목받는 ‘성장주’라고 볼 수 있다.
업계 맏형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4329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1년 전보다 814명(23.2%)이나 식구가 늘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도 2152→2195명으로 직원이 늘었다.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도 꾸준히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경기의 부침이 있긴 하지만, 꾸준한 기술인재 확보 여부에 미래 경쟁력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1년 새 직원 수를 1470명(5% 증가) 늘렸다. 올 상반기 이 회사 직원 수는 3만595명이었다.
현대차는 기술직 700명 채용하기로
한편 현대자동차는 내년부터 2년간 총 700명의 기술직(생산직)을 새로 채용한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차 측은 “올해 임금협상 합의 결과에 따라 지난 26일 향후 국내 생산 공장 기술직의 신규 채용 규모와 방식을 결정했다”며 “미래 자동차 산업 경쟁력 확보와 직원 고용 안정을 위해 2023년 400명, 2024년 300명의 기술직을 채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기술직을 외부에서 신규 채용하는 것은 2013년 4월 이후 10년 만이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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