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썼어도 안돼…'악플' 선처의 시대는 지났다 [엑's 초점]

조혜진 기자 2022. 12.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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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비판이 아닌, 남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악플은 고양이가 우연히 키보드를 눌렀다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강제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개인의 '악의'로 행해지는 악성 게시물 작성에 스타들도 '무관용'으로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하이브 역시 아티스트에 대한 악의적 게시물에 꾸준히 대응하며 법적 대응 진행 상황을 알리고 있다.

정당한 비판과 악의 담긴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는 악플러를 선처하는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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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정당한 비판이 아닌, 남을 비방하고 험담하는 악플은 고양이가 우연히 키보드를 눌렀다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강제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개인의 '악의'로 행해지는 악성 게시물 작성에 스타들도 '무관용'으로 대응하고 있는 추세다.

도를 넘는 댓글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던 한 악플러는 상황 모면을 위해 자신이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고양이가 우연히 댓글을 달았다는 변명을 남겼다. 반려묘를 팔아 만든 이 엉성한 변명은 유머글로 퍼지면서 밈(Meme)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는 혹여나 문제가 될까 두려움에 덧붙이는 씁쓸한 풍자로 더 널리 쓰이지만, 비판의 기능이 없는 악플 그 자체는 '표현의 자유'를 운운할 가치가 없다. 정말 고양이가(그럴 리 없겠지만) 썼다 했도 눈 감아줄 수 없다는 이야기다.

28일 대법원은 수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1심은 A씨의 명예훼손을 인정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가 남긴 댓글 중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한 표현에 대해서는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40대 남성 A씨는 지난 2015년 남겼던 악플로 또 해를 넘겨 긴 재판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판단은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을 정서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가볍게 여기지 못하도록 본보기를 보여주며 '악플과의 전쟁'에 선례를 남겼다.

통쾌하게 끝까지 가는 수지의 재판과 더불어, 최근 많은 스타들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 중이다. 대표적으로 아이유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이하 이담)는 수년째 악성게시물에 대응하고 있다.

이담 측은 인신공격 및 모욕, 명예훼손, 악의적 비방, 허위사실 유포, 사생활 침해 등에 정기적인 법적 대응을 하면서 판결 내용도 함께 공개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아이유에게 도를 넘는 모욕과 인신공격 및 악성게시물을 게시한 가해자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18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의 판결을 받았음을 알렸다. 

12월에도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악의적인 행위를 일삼을 경우, 시기와 상관없이 강력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그 어떠한 합의나 선처는 없을 것"이라는 공지를 게재, 자체 모니터링을 꾸준히 진행할 것을 알렸다.

28일에는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 뮤직을 비롯해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 르세라핌 소속사 쏘스뮤직,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등 하이브 산하 레이블들도 공지를 통해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이브 역시 아티스트에 대한 악의적 게시물에 꾸준히 대응하며 법적 대응 진행 상황을 알리고 있다. 특히 르세라핌, 뉴진스 등 걸그룹의 경우에는 최근 허위영상물 딥페이크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것을 인지한 듯 "영상을 악의적으로 2차 가공하는 게시물도 법적 조치 대상에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정당한 비판과 악의 담긴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는 악플러를 선처하는 시대는 지났다. 빠르게 흘러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한 번 잘못 퍼진 말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 때문에 실수 아닌 악의에는 선한 손길을 내밀 여유도, 필요도 없다. '무관용' 대응 스타와 소속사에 팬들이 유독 환호하는 이유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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