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부터 본격 회복되나…K배터리 업체, CES 앞두고 정면승부

김민상 2022. 12. 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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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3에서 공개되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SK그룹 전시 부스 이미지. 사진 SK이노베이션


국내 2차전지 업계가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중단과 트위터 인수 등 이른바 ‘테슬라 악재’를 만났지만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배터리 업체들은 다음 달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3’을 앞두고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정면 승부에 나선다.

29일 SK그룹은 이번 CES 2023에서 한 번 충전으로 400㎞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부터 세계에서 가장 얇은 2차전지용 동박 등 전기차 관련 제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SK온은 현재 상용화한 배터리 중 가장 빠른 충전 속도를 갖춘 ‘SF 배터리’를 전시한다. 특수 코팅 기술로 18분 만에 80%까지 충전 가능하고, 한 번 충전하면 400㎞ 이상 달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CES 2023에서 업계 최초로 ‘내장 기술’ 분야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18분 만에 80%, 1회 충전시 400㎞ 주행 가능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SK아이테크놀로지(SKIET)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LiBS)을 공개한다. 분리막은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를 막는 필름 형태의 소재다. SKIET는 세계 최초로 두께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도 세라믹 코팅으로 튼튼하고 열에 잘 견디는 분리막 제작 기술을 구현했다.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생산하는 동박 제품도 함께 전시된다. 전 세계 제품 중 두께가 가장 얇지만 길이는 최장이며 너비도 가장 넓다. 동박은 전기차용 2차전지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로, SK넥실리스는 머리카락 두께의 30분의 1인 4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두께의 동박을 1.4m 너비로 77㎞까지 생산한다.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주요 합작 생산 설비 그래픽 이미지. 그래픽 = 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다른 K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본격 시행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할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등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미국 배터리 기업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은 최근 충북 충주에 공장을 완공한 가운데 50Ah과100Ah리튬메탈 배터리 생산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북미에서 각각 합작법인을 확대해 미국 IRA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엠티엄셀즈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지면서 인력 공급과 초기 수율 안정화 등을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삼성SDI는 46파이(Φ·지름 46㎜) 원형전지의 고객과 수주가 확정되면 원형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경우 2024년부터 46Φ원형전지와 코발트 프리NMx 배터리, 젠6 배터리 등 양산이 시작되면 질적인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올해 세계 배터리 수요 중 미국의 비중은 5%였으나 내년에는 29%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2월쯤 재고 조정이나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완화하면서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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